"저희 재단이 하는 일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문학적 경험을 제공해 장차 성숙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신창재 대산문화재단 이사장(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23일 저녁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1회 대산문학상' 시상식에서 대산문화재단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대산문화재단은 1992년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뜻에 따라 교보생명의 출연으로 설립된 문학 지원 재단이다. 신 이사장은 교보생명 입사(1996년)에 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3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30년 동안 재단을 이끌어 왔다.
대산문학상은 한국문학 창작과 세계화에 기여하기 위해 1993년 제정됐다. 올해 수상작은 △시 부문 '낫이라는 칼'(김기택) △소설 부문 '제주도우다'(현기영) △희곡 부문 '당선자 없음'(이양구) △번역 부문 'Der Wal(고래)'(마티우스 아우구스틴·박경희)이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원과 함께 대산문학상 고유의 상패인 양화선 조각가의 작품 '소나무'가 수여된다. 시, 소설, 희곡 부문 수상작은 재단의 지원을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외에 출판될 예정이다.
신 이사장은 "대산문학상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문학상을 지향한다"며 "우리 시대의 문학정신과 세계인이 함께 공유할 보편적 가치를 담은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실에 맞서 스스로를 벼리는 과정 속에서 언어 세공의 극점을 보여주신 김기택 시인님, 격동의 제주 근현대사를 총체적으로 형상화한 필생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현기영 작가님, 사회성과 작품성의 조화를 이룬 현실참여적 희곡 문학의 빼어난 모범을 보여주신 이양구 작가님, 번역의 충실성과 가독성을 두루 갖추어 이야기의 힘을 잘 살려낸 마티아스 아우구스틴·박경희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대산문화재단의 비전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소신도 내놨다. 그는 "한국의 문학작품들은 우리 공동체가 마주한 현실의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며 이제 언어의 경계를 넘어 해외의 독자들에게도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다"며 "대산문학상이 한국문학의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하는 종합문학상으로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산문화재단은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가장 소중한 문학적 경험을 전하는 문화재단'이라는 비전을 수립했다"며 "재단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로서 문학의 가치에 주목하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문학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성숙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문학이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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