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A·B 임원이 짐 쌌다고 소문났어요."
"C임원은 나가는 게 아니고, 일찍 퇴근한 거예요."
지난 24일 금요일 오후. 삼성전자 '복도 통신'이 들끓었다.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의 삼성전자 내부 게시판에도 글이 쏟아졌다. 삼성전자 일부 임원들에게 '퇴사 통보'가 전달됐다는 내용이었다. 속칭 ‘찌라시’도 돌았다.
'[받은글] 삼성전자 퇴임임원'이라는 제목의 찌라시에는 퇴임임원 명단도 담겼다. 각 부서 직원들도 받은글의 사실 여부에 관심이 커지면서, 상호 임원들의 금요일 퇴근 시간을 물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7~28일에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다. 이어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차례로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인사를 앞두고 최근 퇴임 대상 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인사 시기는 통상 12월 초다. 하지만 올해는 다소 앞당겨졌다.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회사 실적도 나빠진 영향이다. 취임 1년을 맞은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쇄신 인사를 신속히 단행해 조직 분위기를 잡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관련한 살생부는 주말 직원들에게 빠르게 번져갔다. 살생부에는 상무부터 부사장까지 29명의 임원 명단이 담겨 있다.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일부는 맞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살생부에 이름을 올린 임원은 전 부서에 걸쳐 있다.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의 인사 향방이다. 두 사람은 대표이사로서 삼성전자 '투톱 체제'를 견인했다. 유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위기다.
그룹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조직 개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 하는 등의 설이 돈다. 삼성전자는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서 12월 중순에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본격적으로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