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둔화세 지속…금리인하 언제쯤 시작되나

입력 2023-11-26 18:00   수정 2023-11-28 10:05

올해 금융 시장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고금리 장기화’다. 내년에도 고금리 여파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에 따르면 2024년 금리 전망의 중간값은 연 5.1%로 집계됐다. 내년에도 연 5%를 웃도는 정책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Fed의 통화 정책 기조가 ‘완화’로 바뀌어 정책금리가 하락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물가가 잡혀야 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고용 등 경기 지표를 통해 지금보다 뚜렷하게 나타나야 한다. 물가에 대한 전망부터 살펴보면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로 에너지 가격 불안이 여전하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계속해서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10월 미국 CPI는 3.2%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 3.3%와 전월치(3.7%)를 모두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CPI도 4%를 나타내 예상치보다 낮았다. 고금리 속에 주택 거래가 13년 만에 최저를 기록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감소로 관련 비용도 줄고 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화 기조를 이어가면 Fed의 긴축 기조가 느슨해질 수 있다.

한편 실물 경제는 누적된 긴축의 여파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먼저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미국의 민간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의 고용 등 각종 경제 지표가 나빠지고, 가계 저축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코로나19 시기에 3년간 유예된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는 점도 소비 심리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 Fed는 언제부터 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릴까. KB금융그룹에서는 물가가 보다 하향 안정화되고,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내년 3분기 경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철호 WM스타자문단 국민은행 자산관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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