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자'는 금물…채권투자 A to Z [더 머니이스트-김진웅의 100세 시대와 평생 자산관리]

입력 2023-11-30 06:55   수정 2024-05-03 13:26


시중금리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최근 채권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가매수로 높은 금리의 이자를 확보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매매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고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채권투자가 어떤 성격인지 아무런 이해도 없이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은 올바른 투자자의 자세가 아닐 겁니다. 관심이 높아져 가는 채권투자, 그 실행에 앞서 기본적인 사항들을 몇 가지 짚어 보겠습니다.

1) 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은 오른다
채권은 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이 변동됩니다.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기존에 높은 금리로 발행한 채권이 유리해지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표면금리 5%로 발행한 채권을 보유한 경우, 시중금리가 3%로 떨어지면 더 좋은 수익을 주는 해당 채권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7%로 올라가면 해당 채권의 수익률이 더 낮으므로 기존 가격으로 살 이유가 없어지고, 수요가 감소하니 해당 채권의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2)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일수록 이자율이 낮다
채권을 발행한 기관 또는 회사의 원리금 상환능력이 나쁠수록 채권의 신용등급은 낮게 책정됩니다. 낮은 신용등급의 채권은 발행기관의 부도위험이나 만기 때 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에 따라 그만큼 더 높은 이자율을 제시해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무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공채 같은 경우 신용등급이 높아 시중금리 수준에서 이자율이 결정됩니다.

3) 표면금리와 실질수익률은 다르다
표면금리란 액면가액에 대한 연간 이자지급률을 표시한 것으로 원천징수 과세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과세 측면에서는 표면금리를 낮게 발행한 채권이 유리합니다. 채권은 보통 액면금액보다 약간 낮은 가격으로 발행하는데, 유통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만기상환 받을 때 액면금액에서 발행가격 혹은 채권 구입가격을 뺀 만큼의 차익이 발생합니다. 표면금리와 시장금리의 차이가 있을 경우 거래단가를 조정하여 매매하므로 표면금리와 채권의 실질수익률이 달라지게 됩니다.

4) 만기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채권가격은 채권 만기까지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할인한 1만원당 금액입니다. 할인율은 채권 만기까지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현재 채권가격과 같게 해주는 금리로 투자위험 수준을 반영한 금리를 사용합니다. 채권 만기와 채권수익률과의 관계를 표시한 수익률 곡선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우상향 구조를 보입니다. 미래보다 현재를 선호하기 때문에 만기가 길어질수록 유동성 위험이 증가하게 되니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5) 듀레이션은 유용한 기준지표이다
조금 낯선 용어이지만 '듀레이션'은 투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을 의미합니다. 채권에서 발생하는 각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발생하는 시점까지 기간으로 가중평균한 수치를 채권가격으로 나눈 값입니다. 투자금의 회수 기간은 짧을수록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짧은 듀레이션을 선호하는데 채권가격의 변동 요소를 모두 고려한 비교 기준으로 유용한 지표입니다. 지금까지 안내한 기본사항 정도만 알고 해도 채권투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NH WM마스터즈 김진웅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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