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근로자를 출장, 파견, 전적 등의 형식으로 해외 사무소나 해외 자회사에서 일하게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 경우 근로자가 해외에서 근무함으로써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용 등을 보전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체류비, 해외근무수당 등의 명목으로 수당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종래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해외근무수당에 대해 실비변상적인 금품이므로 임금에 해당하지 않거나, 임금에 해당하더라도 임시로 지급되는 임금에 불과하므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에는 산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었다(임금 68207-289, 1994. 7. 1., 임금근로시간정책팀-1498, 2006. 6. 26., 근로기준과-437, 2010. 3. 26. 등).
그러나 실무에서는 해외근무수당이 평균임금에 산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례들이 있었고, 그 중에 일부 사례는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 보이며, 이를 인정한 판례도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59333 판결은, 근로자가 해외사업장에서의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회사는 기본급의 66%의 비율에 해당하는 해외지역수당을 지급하고 그 외 항공료, 식사, 숙소, 비품, 근무복 등을 제공하기로 한 사안에 대하여, 근무장소가 해외임을 전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해외지역수당이 기본연봉에 포함된 임금의 구성항목 중 일부이므로 회사가 지급의무가 있는 점, 해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월 1회 급여 지급일에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어 온 점, 근무성적과 관계없이 처음 근로계약체결 시 책정된 일정금액이 고정적으로 지급되어 온 점, 기본급의 66%의 비율로 해외근무수당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피고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추가금액을 거의 부담하고 있어서 원고가 해외근무를 함에 따라 추가적인 실비가 발생할 여지가 크지 않은 점, 피고 회사는 해외지역수당이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무조건이나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함으로 말미암아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실비변상적인 금원이라고 주장하나 위 해외지역수당이 해외 현지에서 원고 등에게 현지화폐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국내의 급여계좌에 송금되었고 다만 급여 중 일정액이 원고 등에게 현지화폐로 지급된 점 등을 종합하여, 해외지역수당은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판례의 주류는 해외근무수당이 평균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4683 판결이다.
이 판결의 사안은 회사가 당초 국내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대한 급여체계와 마찬가지로 국외에 주재하는 직원에 대한 급여체계에 있어서도 본봉·직책수당 등 임금과 주택수당·차량구입비·연료비 등 실비변상적 내지는 복리후생적인 성격을 띤 급여 등을 항목별로 나누어 지급하여 오다가, 1981년 9월경 국외주재 직원에 대한 급여체계를 현지의 물가와 환율에 비추어 현실화시킴과 아울러 물가와 환율의 변동에 신속히 적응시킴으로써 국외주재 직원들의 실질생계비를 보장하고 국외의 각 지역에 주재하는 직원들 사이의 임금의 격차를 해소할 목적으로 종래 항목별로 산출하여 오던 급여를 통합하여 미합중국 뉴욕을 기준으로 한 표준급여액을 정하고 이 표준급여액에 각국·각도시간의 생계비와 환율 등의 차이에 따른 지역별 조정지수(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는 107/100, 영국의 경우는 111/100 등)를 적용하여 월급여를 산정하는 것으로 급여체계를 변경하여 국외주재직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여 온 사안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동일 직급의 국내직원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초과하는 부분은 근로자가 특수한 근무조건이나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하여 지급된 ‘실비변상적 급여’에 해당하거나, 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임금 총액에서 제외되는 ‘임시로 지급된 임금 및 수당’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외에도 서울지방법원 1996. 11. 22. 선고 96가합2298 판결은 해외주재원에게 지급된 주재수당이 실비변상적인 것이거나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무조건에 따라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임시로 지급받은 임금에 해당하므로 평균임금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보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11. 18. 선고 2005가합44942 판결은 런던지점장으로 발령받으면서 기존에 지급받던 연봉의 2배에 달하는 큰 폭의 급여를 지급받은 경우 이러한 급여는 실비변상적인 차원에서 지급된 것으로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조건을 반영하여 지급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평균임금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 2. 17. 선고 2015가합110363 판결도, 이라크로 파견된 건설사 직원들이 해외 현장별 위험도, 물가수준, 해외 근무국의 특수성 등에 따라 구별하여 지급받은 해외현장수당에 대해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무조건에 따라 임시로 지급받은 돈이거나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질이 아닌 근로자가 속한 특수한 근무조건이나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하게 됨으로써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실비변상적인 금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관련 없이 그 지급의무의 발생이 개별 근로자의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우에는 그 금품의 지급이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 등이나 사용자의 방침 등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금품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55934 판결). 한편, 근로자가 특수한 근무조건이나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이른바 실비변상적 급여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4683 판결 등).
이러한 판결을 고려할 때, 통상적인 해외근무수당은 평균임금에 산입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 해외근무수당은 근로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근로제공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이를 임금으로 보기는 곤란하다. 또한, 해외근무수당은 근로자가 속한 특수한 근무조건이나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을 지급의 근거로 한다. 해외근무 지역의 특수성에 따라 한국 대비 문화, 환경, 의료, 취미 활동 등에 제약이 있을 경우에 그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지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필연적으로 실비변상적인 금품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설혹 실비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2항 본문에 따른 '임시로 지급된 임금'에 해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해외근무수당을 임금으로 보더라도 최소한 평균임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김종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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