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첫선을 보인 인공지능(AI) 테스트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에이스)가 기업과 학교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누적 응시생이 1만 명을 넘어섰고, 직원 교육과 채용 과정에 AICE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등장을 계기로 업무에 AI를 적용하기 위해 AI의 개념과 활용 방법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전문 계열사 현대케피코는 정보기술(IT) 담당 부서는 물론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관련 부서의 직원들이 AICE 도전에 나섰다. AI를 여러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AICE 응시 부서의 범위를 넓혔다. 이 회사는 임직원의 AI 역량 강화가 향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 부품회사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목표다.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SR도 직원 대상 AICE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AICE 자격증을 취득한 직원이 회사의 각종 데이터를 가공해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외에 개방하는 공공 데이터를 생산하는 AI 알고리즘도 만들 계획이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7월 직원 60여 명이 단체로 AICE 시험에 응시했다. 이 회사는 사내 교육플랫폼 ‘유데미’에서 AICE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AICE가 직원의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했다.
네트워크 부문에 특화한 팹리스 기업 위즈네트는 AICE를 인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3회 정기시험을 전 직원이 응시했다. 향후 3년간 우리사주 형식으로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데 조건으로 ‘AICE 통과’를 내걸었다. 새 엔지니어를 뽑을 때도 AICE 어소시에이트 통과자를 우대한다. AICE를 직원 평가에 활용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KT, HD현대, 동원F&B 등 30여 곳은 직원을 채용할 때 AICE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AI 정책의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들도 AICE 정기시험에 응시했다. 과기정통부는 ‘전 국민의 AI 일상화’를 목표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과 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 AICE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도 최근 시범 사업 형태로 AICE 교육을 도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분야에 AI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 분야에선 빅데이터 등 기술을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방향을 최근 수립했다. AICE를 통해 직원들의 AI 이해도가 높아지면 원활한 신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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