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위원장이 지난 26일 이 전 대표를 ‘준석이’라고 칭하고, 이 전 대표의 부모를 거론한 게 대표적이다. 인 위원장은 한 지역 행사에서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도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전 대표도 라디오 등에서 “정치하는데 부모 욕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며 “패드립(패륜적 말장난)이 혁신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전 대표를 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인 위원장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인 위원장은 27일 “제가 이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과한 표현을 한 것 같다”며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와의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인 위원장은 2호 혁신안인 당 주류의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를 관철하고자 윤석열 대통령의 ‘신호’를 언급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이에 불쾌감을 보인 데 이어 자신을 향한 윤심(尹心)을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25일 지역구인 울산 남구에서 연 의정보고회에서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며 “어떤 때는 만나면 3시간씩도 이야기한다. 하루에 세 번, 네 번 전화도 한다”고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했다.
정치인과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 간 갈등이 내부에서 봉합되지 못하고 외부로 분출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27일엔 인 위원장이 이날로 예정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의 면담을 40분 전에 취소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혁신안과 관련 없는 만남이라 처음부터 의아했다”며 “인 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혁신위원은 “혁신안을 5호까지 던졌으면 역할은 어느 정도 한 것”이라며 “의원들의 답이 오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혁신위 활동이 끝난 뒤 의원들이 판단하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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