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고배당주인 KT&G가 앞으로 3년 동안 약 1조8000억원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겠다는 소식에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T&G의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T&G는 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KT&G 주가는 6.68% 상승했다.
주가 상승은 기관이 견인했다.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기관은 KT&G 주식을 41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37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465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KT&G는 앞으로 3년간 약 1조8000억원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고 자사주를 1조원어치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KT&G는 지난 13일 'KT&G 밸류데이'를 열어 이런 내용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KT&G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의 절반 수준인 약 1000만주(발생주식 총수의 약 7.5%)를 앞으로 3년간 소각하는 신(新)주주 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KT&G는 상장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지속해 왔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총주주환원율은 93%에 이른다. 이는 글로벌 빅4 담배기업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평균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높다.
투자자들은 KT&G의 이같은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네이버 종목토론실에서 KT&G 주주들은 간만에 장기 보유할 주식이 등장했다며 KT&G의 통큰 주주환원 정책에 반가움을 드러내고 있다.
실적 개선 또한 눈에 띈다. 앞서 KT&G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4% 증가한 1조689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거둔 것으로 잠장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3% 증가한 4067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3333억원으로 28% 줄었다.
해외 궐련 중심의 담배 사업 부문이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3분기 담배 사업 부문 매출은 9727억원으로 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0.6% 증가한 2694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강화된 주주환원정책뿐만 아니라 담배가격 인상 가능성, 전자담배(NGP) 신제품 및 신규국 확대 등 KT&G의 내년 투자 포인트도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담배가격은 세수 확대와 금연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담배가격은 2015년 1월 1일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된 이후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8년간 오르지 않았다는 점과 선진국 대비 가격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인상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전자담배 시장 성장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나 KT&G는 평상 시 80%에 달하는 높은 디바이스 점유율을 바탕으로 무분별한 할인 정책 없이 시장 침투율을 높여갈 전망이다.
신제품 릴 하이브리드 3.0이 초기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4분기에는 전국 확대 런칭으로 실적 효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내년 신규 진출국 확대 및 신규 플랫폼 출시 또한 기대 요소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그동안 보수적인 경영 전략과 현금 활용으로 글로벌 피어 대비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하며 저평가를 받아왔다"며 "향후 핵심 성장 산업에 집중한 공격적인 경영 전략과 설비투자비용(CapEx) 집행, 주주환원 정책이 이뤄질 경우 실적뿐만 아니라 밸류에이션 정상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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