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8일 15: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미코바이오메드의 유상증자 실패로 떠안은 실권주를 신기술금융사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메리다신기술조합을 통해 KB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미코바이오메드 주식 약 480만주(지분율 11%)를 93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는 1940원이다. 유상증자 발행가(2705원) 대비 28% 할인된 가격이다.
KB증권이 낮은 가격에 지분을 넘긴 것은 금융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을 5% 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 5% 이상을 소유한 최대 출자자가 될 경우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KB증권은 이달 초 미코바이오메드의 유상증자 실패로 나온 실권주와 무상증자 신주를 인수해 지분율이 15.9%를 넘어섰고 이를 매각하지 않을 경우 금융위에 승인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KB증권은 작년 엔지켐생명과학의 실권주를 인수해 약 300억원의 손실을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 지분을 매도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미코바이오메드의 실권주 인수 수수료로 15%를 받아 주당 2300원에 실권주를 인수했고 무상증자로 약 116만주를 추가로 받았다. 이에 따라 주당 인수가는 1916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스트게이트인베에 주당 1940원에 주식을 넘겨도 손해가 아닌 셈이다.
KB증권은 이스트게이트인베에 미코바이오메드 지분을 매각해 실권주 인수에 투입한 155억원 중 60%를 회수했다. 지분율도 15.9%에서 4.9%로 줄여 금산법에 따른 일반기업 보유 제한인 5% 규정을 맞췄다.
이스트게이트 조합은 낮은 가격에 사들인 주식을 이날 장중에서 차익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이날 오후 3시10분 현재 14.40% 떨어진 20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수익률은 5~10% 수준으로 추정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와 투자회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분에 빠른 시일 내 거래가 성사된 것"이라며 "결국 유상증자에 참여해 높은 가격에 주식을 받은 주주들만 피해를 보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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