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북한이 정당한 주권 행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미국은 투석기로 위성 쏘냐"는 발언도 나왔다.
김 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현재 5000개 이상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왜 북한의 인공위성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대사는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을 두고 "전적으로 거부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보리 결의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사는 "그럼 미국은 위성을 쏠 때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투석기로 위성을 날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미 해군 항공모함인 칼빈슨함을 거론하며 북한이 정찰 위성을 발사한 것은 미국 탓이라는 식의 발언도 했다. 김 대사는 "이 같은 미국의 위협이 없었다면 북한도 정찰위성이 아닌 통신 위성 등 민간용 위성부터 발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무기 위협 때문에 북한은 방어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차원을 넘어 거의 조롱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북한은 다양한 남북 합의도 수시로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로 ICBM 기술 발전분 아니라 정찰 역량까지 신장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더 이상 좌시가 불가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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