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부모 잘못'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몸을 낮추자,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싸가지(싹수)가 없다'는 취지로 역공을 펼쳤다. 인 위원장이 하루 만에 고개를 숙인 것과 달리, 이 전 대표가 사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지적에서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28일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정치하는 과정에서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한 언급은 당연히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인 위원장께서 빨리 사과하신 건 잘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에 대해선 "이 전 대표 같은 경우도 그동안 너무 날 선 말로 주위에 상처 주고 비아냥거리고 이런 언행을 무수히 (많이) 하지 않았나"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 전 대표가 누구에게 사과했다는 이야기, 저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구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요한 위원장의 '준석이 부모' 발언은 분명 잘못이다. 입이 열 개라도 잘못"이라면서도 "그래도 인 위원장은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치는 잘못할 수 있지만 용기 있는 신속한 사과가 더 어려울 때가 많다. 인 위원장은 그래서 이준석과 다르다"며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 비판하면서 다시 '어디서 배워먹은'이라고 또 막말을 한다"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의 '부모 잘못' 발언 이후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을 향해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인 위원장에 대한 (부산 토크콘서트 당시) '영어 문전박대'나, (같은 식당에서 이를 '혐오 발언', '영어 잘 못 하는 것 같다' 등으로 비판한) 안철수 의원에 대한 '고함' 등 아직도 자신의 버릇없는 막말엔 사과 한마디 안 한다"며 "역시 인요한과 이준석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자신이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제가 이준석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과한 표현을 하게 된 것 같다. 이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무슨 말인지 솔직히 해석은 어렵다. 그래서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며 "그동안 혁신위원장으로서 하여간 수고하셨다"는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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