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천 검단신도시를 찾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개각이 임박했다고 대통령께서 언급했다. 이에 걸맞게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출마를 부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16일 취임한 원 장관은 1년6개월여간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광역 교통망 추진, 서민 주거 안정 지원과 건설노조 대응 등에 힘써왔다.
원 장관의 후임으로는 심교언 국토연구원장과 박춘섭 전 조달청장, 김경환 전 국토부 차관, 박상우 전 LH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국토부 장관은 국토·교통 분야의 현안을 다루는 중책을 맡게 된다. 지난 9월까지 누적 인허가와 착공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7%, 57.2% 급감해 3년 후 새 아파트 공급 대란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규제를 완화해 단기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PF 위기와 급등하는 공사비 등도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조직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는 LH 혁신을 제대로 이뤄내느냐도 차기 장관이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는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와 전관예우 등의 문제가 불거진 LH를 개혁하기 위해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혁신안 마련과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 등 국토·교통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국토부 현안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전문가 장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치적인 성향이 강한 장관이 올 경우 정책 리스크가 부각돼 업계 혼란이 심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 현안이 많고 시장이 불안한 시기에는 전문성을 우선시해서 후임 장관 인선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장관인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이후 명맥이 끊긴 ‘내부 관료 출신 장관’이 등판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힘 있는 정치인 장관도 좋지만 각종 부동산 위기 경고음이 울리는 지금이야말로 내실 있는 내부 출신 장관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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