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가 인공지능(AI) 사업을 본격화한다. 내년 상반기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 어시스턴트’를 출시하고 5년 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서 기반 질의응답 시스템 개발
김연수 한컴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AI 전략 발표회에서 “내년은 한컴의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한컴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한컴만의 지능형 자동화(IA)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IA는 자동화 도구에 AI를 결합한 것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김 대표는 김상철 회장의 장녀로 2021년 한컴 대표에 올랐다. 언론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컴이 개발하는 한컴 어시스턴트는 여러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연결돼 동작하는 AI 문서 작성 도구다. 자연어로 명령하면 LLM을 거쳐 내용을 이해하고 의도를 분석해 문서 생성을 돕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비서 ‘코파일럿’과 비슷하다. 내년 상반기에 베타 버전을 내놓는 게 목표다.
한컴의 AI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기술을 결합한 문서 기반 질의응답 시스템 개발도 추진한다. 고객이 보유한 문서 정보를 기반으로 자연어 답변을 할 수 있어 정확도를 높이고 환각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축형으로 제공해 기업 등 고객 정보를 보호하고 사용 목적에 최적화한 경량형 언어모델(sLLM)을 활용해 고객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한컴은 그동안 보유 기술을 모듈화해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를 넘어 기술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해왔다. 30년 넘게 축적한 문서 기술에 AI 기술을 더하고 이를 SDK 형태로 모듈화해 다양한 기업, 기관의 시스템이나 솔루션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구축 중이다.
“5년 내 빅테크 기업으로 발돋움”
한컴은 이날 한컴 얼라이언스 발족식도 열었다. 한컴과 파트너사들이 자체 기술과 영업력, 사업 기회를 공유하는 협력체다. 한컴은 참여사에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구축형 솔루션 기반 사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파트너사와 함께 비즈니스를 창출할 방침이다.국내외 기업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김 대표는 “유럽 AI 기업 인수 등 해외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추진 중”이라며 “국내 기업 중에서도 해외 시장 확대가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컴얼라이언스의 파트너사와 AI를 접목한 글로벌 IA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거점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일본을 시작으로 거점 국가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주주 환원도 강화한다. 올해부터 3년간 매년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25~30%를 배당으로 환원하고 자기주식 취득에도 나서기로 했다. 김 대표는 “IA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는 데 이바지함으로써 5년 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편입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된 아로와나 코인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한컴 법인이나 경영진과 무관하다”며 “향후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회사에는 득이나 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로와나 코인은 한컴의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인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암호화폐다. 2021년 4월 상장 직후 1000배 이상 가격이 치솟아 시세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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