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주거지 개선 등을 위해 추진되는 서울시의 고도지구 재정비안이 해를 넘기게 됐다. 중구 남산 주변과 종로구 평창동 등 추가 완화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2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정례회에서 고도지구 완화와 관련한 별도 의견 청취가 진행된다. 종로구 중구 등을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와 주택 노후화 문제, 일부 지역 추가 완화 필요성 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울시는 구기 평창동과 남산 주변 등 고도지구 추가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현장도 방문했다.
서울시는 이날 취합된 의견을 토대로 재정비안을 수정한 뒤 이르면 연내 도시계획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당초 연내 고시를 예정했지만, 지역 의견수렴 등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빨라도 내년 2월은 돼야 재정비안이 고시 및 시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고도지구는 도시경관 보호 및 과밀 방지를 위해 건축물 높이의 최고한도를 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이다. 서울시는 주요산, 주요 시설물 등 경관 보호를 위해 고도지구 8개소(9.23㎢)를 지정·관리 중이다.
지난 6월 발표한 재정비안은 2개소는 해제하고 북한산 주변, 남산 주변은 선별적으로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완화 폭이 너무 적거나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구릉지 등은 대상지에서 제외됐다는 주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산 주변의 경우 현 높이 관리의 기본방향을 유지하되, 지역 여건에 따라 남산 조망 영향 여부·지형·용도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애초 고도 제한이 12m, 20m였던 지역을 12m~40m로 세분화했다. 약수역 일대 준주거지역 역세권 지역은 토지 활용성을 고려해 고도 제한 20m에서 지형 차를 32m~40m까지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구에 지역구를 둔 박영한 시의원은 회현동· 다산동 지역 조건부 완화 대신 절대높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시의원은 “고도지구 내 정비사업 추진 시 기존 높이 초과 건물의 기준 완화,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 중첩지역 추가 해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구에 지역구를 둔 최유희 시의원도 후암동의 가장 저지대인 용산고등학교 인근 일대를 40m 이하 수준까지 완화하고, 용산2가동의 동일 조망 지역의 형평성 있는 추가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 평창동 산복도로 상단 필지, 구기·평창 고도지구에 대한 추가 완화필요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용산구 역시 △남산 주변 중 후암동, 용산2가동, 이태원동, 한남동 고도 제한 추가 완화 △경관 시뮬레이션 등을 통한 유연한 최고 높이 완화(허용) 검토 등을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 방문 등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경관 보존과 함께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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