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기아에 따르면 이달 8~14일 진행된 총 5만1687대의 사전계약 건수 중 디젤 모델 비중은 약 13%(6780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 모델(3만8227대)로 전체의 약 74%를 차지했다.
3년 전과 확 달라진 분위기다. 2020년 4세대 완전 변경 모델인 신형 카니발이 출시됐을 당시 디젤 모델의 사전 계약 비중은 전체의 약 80%에 육박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대표적 '패밀리카'로 통하는 카니발은 실용성과 경제성이 핵심 인기 요인인데 디젤 모델의 장점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다.
카니발뿐만 아니라 지난 8월 출시된 부분 변경 신형 쏘렌토의 디젤 모델도 판매량이 저조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신형 쏘렌토의 디젤 모델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2만4005대)의 약 6.8%(1644대)에 불과했다.
디젤 파워트레인만 있는 기아 모하비의 올해 판매량(1~10월)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57.1% 감소)인 4455대에 그쳤다. 저조한 판매량 탓에 단종설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디젤차를 구매하지 않는 분위기가 반영됐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따라 디젤차도 이제 '끝물'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국내에서 2025년부터 4등급 디젤 차량은 서울 사대문 안 운행이 제한되고 2030년부터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 초부터 대기관리권역에서 택배 차량이나 어린이 통학버스를 신규 등록할 때 디젤차가 금지된다.
과거 휘발유 대비 가격이 저렴했던 경유의 장점이 사라진 것도 디젤 모델 인기 하락의 원인 중 하나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당 1639.09원으로, 디젤 가격(1582.04원)과 불과 57.05원 차이다. 한때 디젤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기도 했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1~9월)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디젤 승용차는 전년 대비 21.5% 줄어든 총 7만6367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 규제는 강화된 환경 규제에 따른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디젤차를 하나둘씩 단종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