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의 ‘G7 경제력 달성 가능성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2030년까지 연평균 3.5% 경제성장률을 해내야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한경협은 G7이 되기 위한 경제 요건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와 세계 GDP 점유율 2% 이상을 상정했다. 첫째 조건은 지난해 3만2418달러로 맞췄지만 두 번째는 1.67%에 그쳐 미치지 못하고 있다.
G7 진입 여부는 상대 국가들이 있어 우리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주목할 것은 연간 성장률에서 ‘3.5%’가 아스라한 수치가 됐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그만큼 장기 저성장 늪에 빠져들며 일찍 늙은 국가가 된 것이다. 한때는 일본의 저성장 경제를 보며 ‘잃어버린 20년’이라고 쉽게 말했지만 어느새 한국이 그런 저활력 위축 증세에 빠져들었다. 한국은행이 국회 보고를 위해 재인용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올해 잠재성장률은 1.9%로 처음으로 2%를 밑돌았다. 내년에는 1.7%로 더 나빠진다. 한국보다 고도 성장한 미국의 내년 잠재성장률이 1.8%인 것과 비교해보면 위기감이 커진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1.4%(한은, KDI, OECD)로 전망된 것을 보면 이렇게 추락한 잠재성장률조차 달성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경협은 노동시장 경쟁력 제고, 자본 투입 확대, 총요소생산성 제고의 3대 과제와 9개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사실 이런 진단과 대책은 수없이 나왔다. 한경협이 아니어도 해법은 비슷하다. 노동 개혁과 전면적 규제 혁파를 통한 투자 확대, 산업구조 고도화 정도로 요약해도 큰 맥락은 잡는 게 된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닌 것이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증폭되는 포퓰리즘과 무책임한 퍼주기 공약 경쟁을 보면 G7의 꿈은 멀어져간다. 2013년 3.5%였던 잠재성장률이 불과 10년 만에 이렇게 ‘꿈의 수치’가 된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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