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9일 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저는 누가 '피해자의 인권이 먼저냐 범죄자의 인권이 먼저냐' 라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피해자 인권이 먼저라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과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제16회 범죄 피해자 인권대회'(인권대회)에서 "국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피해자의 편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저도 흉기 테러 위협 범죄, 스토킹 범죄, 청담동 조작·검언유착 조작 등 다수 가짜뉴스 조작 범죄의 피해자가 돼 봤다. 물론 이상 동기 흉악범죄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상상하기도 힘든 고통에 비하면 깃털만큼도 안 될 것"이라며 "다만 제가 여러 범죄 피해를 보는 동안 우리의 범죄 해결 시스템이 피해자를 배려하는 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 전체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현실 세계 범죄 피해자의 입장에서 당장 실감할 수 있는 개선을 목표로 개선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지난 24일 국가배상 책임 인정 판결에 항소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는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 피해자 유가족에게는 "다시 한번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하면서 "더 정신 차리고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인권대회는 범죄 피해자 지원 관계자들의 사기 진작 및 범죄 피해 당사자와의 소통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약식 진행했지만, 이날은 5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열렸다.
산악인 엄홍길 씨가 역경을 이겨내는 불굴의 의지를 주제로 강연하고 가수 장재인이 범죄 피해를 위로하는 노래 공연도 했다.
한편, 한 장관은 행사 종료 후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참석자들이 몰리자 약 40분간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개각에 따른 총선 출마 준비 등에 관해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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