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부산이 ‘분루’를 삼키고 2035년 엑스포 재도전에 나선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9일 새벽 국제박람회기구(BIE) 엑스포 개최지 결선투표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이미 부산은 전 세계로부터 역량과 경쟁력,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받았다”며 “2035년 엑스포 유치 도전을 정부, 부산시민과 함께 논의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월드컵, 등록엑스포 등 국제행사 유치 관례상 한 번의 실패가 재도전 시 경쟁력으로 작용해온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이탈리아 밀라노), 2020년(아랍에미리트 두바이), 2025년(일본 오사카)에 걸친 세 번의 엑스포 개최지 선정 과정에 ‘재수’를 택한 국가는 매번 있었다. 튀르키예 이즈미르는 2015년 유치전에 뛰어들어 실패를 맛본 뒤 2020년 경쟁에서 두바이에 패했다. 러시아 역시 2020년과 2025년 예카테린부르크를 앞세워 유치에 실패한 뒤 2030년 엑스포 개최 도시로 모스크바를 내걸었다. 모스크바는 전쟁 등의 상황으로 지난 5월 유치를 철회했다.
국내 사례로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꼽힌다. 강원 평창은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등 세 번의 도전 끝에 2018년 극적으로 행사를 여는 데 성공했다. 두 번의 외교전은 2018년 1차 투표에서 66.3%라는 높은 득표율로 이어져 개막을 확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비전과 실행 계획, 부지는 물론 국제 외교까지 아우르는 종합 무대에서 부산이 재도전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2035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확정하면 다음 상대는 중국 상하이가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엑스포 무산에 실망할 시간이 없다”며 “흔들리거나 약해지지 않고 다음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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