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카뱅보다는 느렸다

입력 2023-11-30 15:37   수정 2023-12-01 18:25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지난 3분기 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토스뱅크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 10월 출범한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토스뱅크 가입자가 분기마다 평균 100만명씩 늘어날 정도로 빠른 성장세에 힘입은 결과다. 토스뱅크는 향후 담보대출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2분기 적자(-105억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이 올 3분기엔 86억원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발표했다.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약 8개 분기 만에 기록한 흑자다.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3분기) 출범한 이후 7개 분기 만인 2019년 1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보다는 느린 속도다.


토스뱅크는 2021년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으로 인해 출범 9일 만인 2021년 10월 14일 모든 대출 상품의 판매를 그해 말까지 중단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영을 시작했다.

녹록지 않은 거시경제 환경에서도 토스뱅크가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높은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가입자와 여신, 수신 규모를 모두 빠른 속도로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 가입자 수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799만명으로, 전분기(690만명) 대비 109만명 늘었다. 11월 말 현재 기준으로는 860만명을 돌파했다. 2021년 10월 출범한 이래 분기마다 평균 100만명씩 가입자가 늘어난 셈이다.

토스뱅크의 여신 잔액은 지난 2분기 말 10조460억원에서 3분기 말 11조2000억원으로 11.5% 늘었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21조5000억원에서 22조7000억원으로 5.6% 증가했다.

수신보다 여신이 빠르게 늘면서 예대율은 지난 3분기 말 55.6%로 전분기(50.4%) 대비 5.2%포인트 상승했다. 여전히 예대율이 낮은 편이지만, 지난 9월 새로 출시한 전월세자금대출의 효과가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인 만큼 여신과 수신의 균형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는 게 토스뱅크의 설명이다.

예대율 상승에 힘입어 토스뱅크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누적 순이자마진(NIM)은 2.06%로 집계됐다. 순이자이익은 3918억원에 달했다.

조달 안정성도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스뱅크는 그동안 토스 앱의 높은 편의성으로 인해 자금이 언제든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 '자유적금' 등이 흥행에 성공하며 안정성 높은 예·적금 상품 잔액이 3분기 5조원을 돌파했다.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 2분기 1.56%에서 3분기 말 1.18%로 0.38%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 매·상각 조치 등 건전성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한 결과다. 특히 토스뱅크는 차주의 상환 능력에 맞춰 대출 만기 및 형식을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매달 내는 돈 낮추기', '매달 이자만 갚기'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 차주의 연쇄 부실을 사전에 예방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2분기 말 38.5%에서 3분기 말 34.46%로 4.04%포인트 떨어졌다. 토스뱅크는 이번 흑자 전환 등으로 강화된 기초체력을 발판 삼아 포용·상생금융 노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토스뱅크의 지난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급적립액은 3035억원으로 조사됐다. 무수익여신 산정대상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13.33%로 집계됐다.

토스뱅크는 내년 초 외환 서비스 출시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객 저변을 넓히고, 비이자수익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지난 2년은 1금융권 은행으로서의 기본을 튼튼히 하면서 고객이 중심인 완전히 새로운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만들어가는 기간이었다"며 "고객의 성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빠른 분기 흑자에 도달한 만큼 포용과 상생의 가치를 가장 성실히 실천하는 은행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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