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라도 금리 앞엔 장사 없죠. 집 사려던 사람이 다들 전셋집 알아보고 있습니다.”(서울 서초구 반포동 A공인 관계자)
올해 들어 부동산 반등장을 주도한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주춤하고 있다. 지난주 강남구가 31주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서초구도 하락세에 동참했다. 금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매수자가 신중해지면서 상승세를 유지하는 지역도 조만간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강남권 인기 단지도 전고점에 비해 수억원씩 떨어진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84㎡는 최근 3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9월 전고점(43억원)보다 4억5000만원 떨어졌다. 같은 지역 반포자이 전용 84㎡도 지난달 31억원에 거래돼 직전 실거래가(33억8000만~36억원)보다 최대 5억원 내려간 가격에 손바뀜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0%)을 나타냈다. 강북 14개 구와 강남 11개 구 모두 혼조세를 보였다. 강북 지역에선 노원구(-0.04%), 강북구(-0.03%), 서대문구(-0.02%) 등이 내림세인 반면 용산구(0.05%), 동대문구(0.03%) 등은 상승했다. 강남 지역에서도 영등포구(0.04%), 양천구(0.03%) 등은 강세를, 강남구(-0.04%), 관악구(-0.03%), 동작구(-0.02%) 등은 약세를 보였다.
지방 부동산 시장도 지난주 보합(0)에서 이번주 -0.02%로 방향을 바꿨다. 지난 6월 셋째 주(-0.01%) 이후 23주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산(-0.07%)과 대구(-0.03%) 등 영남권의 하락세가 특히 가팔랐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고공 행진 중인 금리라는 변수가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인 만큼 전국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이 없다”며 “특히 강남권처럼 전고점에 다다를 정도로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 차가 크기 때문에 거래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 위축의 반대급부로 전세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내년 서울 입주 물량(부동산R114 기준 1만921가구)이 올해 3분의 1로 급감하는 데다 거래 가뭄 속에 매매 대신 전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08% 오르며 19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강남구(0.11%→0.12%)와 송파구(0.20%→0.23%) 등 인기 지역의 전셋값은 오히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심은지/이인혁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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