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워드·엑셀과 함께 내놓은 AI 챗봇과 같이 특화된 분야의 AI 제품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콘텐츠업계의 AI 활용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아마존에서 팔리는 책 3000권 이상에 챗GPT가 저자 또는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세계 경제는 여전히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을 뿐 노동시장 과열에 따른 명목 임금상승률이 높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미국은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겠지만 다른 국가 경제는 여전히 허약하다는 것도 문제다. 미국이 국채 발행을 통해 재정적자의 힘으로 경제를 끌어나간다면 달러가치는 더 오르고, 다른 국가의 시름이 더 깊어질 수 있다. 이를 감안해 각 중앙은행은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지만 쉽게 인하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금속·곡물 등 원자재 트리오는 내년 공급 부족에 힘입어 날아오를 전망이다. 국제 유가는 내년도 배럴당 80달러 이하로 점진적인 하락이 예상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등이 상승 압력 요인이 될 수 있다. 금속 중에선 우라늄이 가장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저탄소 발전에 대한 탐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이 원자력 에너지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곡물 역시 세계 5위 수출국인 우크라이나 수출량이 전년보다 35%가량 줄어든 데다 악천후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대형 수출업자 재고가 몇 년째 감소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선 중국의 지배력이 부각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내년에 처음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배터리 공장의 대부분이 중국에 있고, 중국 기업들은 유럽 곳곳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이 우위인 반도체 분야 갈등도 계속된다. 미국이 반도체 제조장비와 첨단 반도체 수출 금지 등 조치를 한 이후에도 중국 화웨이가 최근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적용한 ‘메이트60프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전혀 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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