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에도 10배 웃돈…'마이걸 퍼터' 이젠 아무나 못 사요

입력 2023-11-30 19:00   수정 2023-12-01 00:38

매년 이맘때면 골프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제품이 있다. 타이틀리스트 퍼터 브랜드인 스카티카메론의 한정판 컬렉션 ‘마이걸’이다. 하지만 올해는 출시 예정 시기를 훌쩍 넘겨서도 감감무소식이다. 타이틀리스트가 올해부터 자사의 충성 고객에게만 제품을 판매하기로 하면서다.

30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타이틀리스트는 올해 출시하는 마이걸 제품을 자사의 TSR드라이버와 T시리즈 아이언을 정품 등록한 고객에게만 판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국 타이틀리스트 클럽 공식 대리점에서 예약 신청을 받고 구매 이력 인증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이력이 확인된 고객은 대리점이 아니라 본사에서 직접 결제하고 서울 성수동에 있는 타이틀리스트 시티 투어밴에서 제품을 수령한다.

마이걸은 ‘퍼터 명장’ 스카티카메론의 한정판 퍼터 가운데 가장 대중적 인기가 높은 컬렉션이다. 카메론이 딸의 성장 과정을 통해 얻은 예술적인 감성과 영감을 자신의 독창적인 디자인에 담아냈다. 한 번에 1000~2000개 안팎으로만 제작해 소장 가치가 높고, 출시가가 100만원대로 다른 한정판 퍼터에 비해 가격 장벽이 높지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매번 출시와 동시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타이틀리스트 본사가 판매 전 과정에 직접 나선 것은 비정상 거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이걸 퍼터는 “일단 사기만 하면 돈을 버는 제품”으로도 불린다. 워낙 인기가 많아 곧바로 프리미엄이 붙어 재거래되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2021년 한정판 제품이 990만원, 2020년 제품이 550만원 선에 나와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대리점에서는 제품을 따로 챙겨뒀다가 지인에게 판매하거나 웃돈을 붙여 파는 식의 부정 거래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재판매 목적이 아니라 ‘진짜 고객’에게 제품이 가는 방식을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스카티카메론의 22번째 한정판인 올해 마이걸 컬렉션은 전 세계에 2000개가 판매된다. 해외에서는 지난 17일 출시됐지만 한국에선 아직 판매가 시작되지 않았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고객의 기존 구매이력 확인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비하느라 다소 늦어졌다. 금명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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