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세금 쏟아부었지만…혁신 없는 전기차·신재생 '흔들'

입력 2023-12-01 08:56   수정 2023-12-01 11:0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친환경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미국의 녹색경제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전기차·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했으나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 "지난 몇년 간 워싱턴과 월스트리트는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있다는 환상을 갖기 시작했지만 올해 그 환상은 끝났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제조업체의 부진은 녹색경제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포드는 지난해 초 전기차 모델들을 내놓으며 시가총액 1000억달러의 벽을 넘겼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41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로 생산 확장보다 재고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난관에 봉착했다. 덴마크 해상풍력기업 오르스테드가 지난달 뉴욕주와 맺은 해상풍력발전 계약을 취소하는 등 여러 프로젝트가 좌초하고 있다.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 주 정부가 계약한 해상풍력발전 용량의 약 30%가 취소됐고 나머지 25%는 재입찰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S&P 글로벌 청정에너지 지수는 올 들어 30% 하락해했다.

경제학자들은 녹색경제가 위기를 맞은 이유를 "시장이 아닌 정부가 전환을 주도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기술 혁신이 이뤄지면 수익성이 높아져 투자가 몰리지만, 현재 친환경 전환은 기술 성장이 아닌 정부 재정을 기반으로 이뤄져 수익성 향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유럽 금융탱크인 브뤼겔의 장 피사니-페리 소장은 지난달 한 보고서에서 "친환경 전환이 요구하는 투자는 생산 능력을 증가시키지 않지만 반드시 재정을 조달해야한다"라며 "(친환경 전환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에 대한 자금 조달이 수반되는 부정적인 공급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피사니-페리 소장은 프랑스 중산층 가정이 난방 방식을 천연가스에서 히트펌프로 바꾸는데 연간 가처분 소득의 44%를, 전기차를 구매하는데 120% 사용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지출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이 인상된다면 개별 가정의 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낮은 시장금리를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결국 사업성 문제에 직면했다. 투자은행 라자드에 따르면 풍력 및 태양광 발전 비용은 2021년부터 상승세다. 라자드는 해상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이 천연가스보다 더 금리인상에 민감하다고 평가했다.

발전 단가가 오르자 신재생에너지는 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헀다. 다이앤 버먼 뉴욕주 공공서비스위원회 위원은 지난 10월 풍력개발업체 지원 확대를 거부하면서 "탈탄소와 전력망 개선은 비용을 염두에 두고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티모시 폭스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정치인들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의무화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부는 요금 납부자의 비용을 고려해 계약을 승인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초기 소비자들은 높은 모델 비용과 충전의 번거로움에도 '친환경'을 이유로 전기차를 구매했으나 이제 시장에는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만 남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기차 전환에 제동을 거는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노조 리스크도 전기차 수익성 확보의 걸림돌로 꼽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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