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세계의 공장'…쾌속 질주 '인도' vs 지지부진 '중국'

입력 2023-12-01 10:46   수정 2023-12-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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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과 인도의 희비가 엇갈렸다. 인도 경제는 제조·건설업 호황으로 빠르게 성장한 반면 중국 경제는 부동산 위기 이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다.
인도 '세계 4위 경제대국' 앞당겨지나
인도 재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023회계연도 2분기인 지난 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 6.8%와 인도 중앙은행 전망치 6.5%를 상회했다.

전년동기 대비 13.9% 성장한 제조업과 건설업(13.3%), 광업(10%) 등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금융 부동산 서비스 부문은 6% 성장했다.

농업 부문은 1.2% 성장해 지난 분기 3.5%에 비해 성장 폭이 둔화됐다. 지난 6~9월 인도 몬순(우기) 강우량이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농업 수확량이 감소한 여파로 해석된다.



우파스나 바르드와즈 코탁마힌드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금리에도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이유는 제조업 호조 때문"이라며 "인도의 경제 성장은 꾸준하고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경제대국이 되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라디카 라오 DBS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인도 경제)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연간 (GDP) 성장률이 현재 추정치보다 40~50%포인트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IMF는 지난달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3 회계연도 인도 GDP 성장률을 6.3%로 제시하며 2026년 인도 GDP가 일본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노동시장 악순환 빠진 중국
지난 3분기 초 잠시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 경기는 지난달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한 49.4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가 각각 예상한 49.8, 49.7를 밑돌았다. PMI는 기업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통계로 50보다 높으면 경기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중국 PMI는 지난 9월 50.2를 기록하며 6개월만에 경기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10월부터 다시 경기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경기 위축은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이 장기 침체에 빠져든 여파로 해석된다. 중국부동산정보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 매출은 총 547억달러(약 71조원)로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사업활동이 제약됐던 지난해 같은달보다도 30% 감소했다. 10월 전국 신규주택판매량 역시 전년동월 대비 약 20% 줄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 침체의 원인이 부동산 부진이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악화한 노동시장이 다시 주택 구매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동시장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부동산 개발업체의 재정에 대한 신뢰가 거의 없는 한 가계는 주택을 빌리거나 구매할 의향이 없다"라며 "그러나 주택 부문은 건설 노동자 뿐만 아니라 부동산 중개인, 가구 판매업자, 트럭 운전사, 엔지니어 등 많은 사람들의 직간접적 고용원이기 떄문에 이 부문이 회복되지 않는 한 노동시장은 기반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악순환을 깨기 위해서는 과감한 정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진단이다. 카를로스 카사노바 유니온방카르프리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효과적으로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재정을 투입했지만 아직 완전히 혼란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계속해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WSJ는 "주택시장 투기와 개발업자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억제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난 몇년 간 베이징에서 한 목소리라 나온 만큼 정치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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