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화장품 도매업체인 아이콘비엑스 김현주 대표는 지난 5월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한 ‘도쿄 K-Product 프리미엄 소비재전’에 참가했다. 회사를 설립한 지 2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국내 사업만으로도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중이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제품력엔 자신이 있어도 한정된 인원으로 국내 및 글로벌 사업을 동시에 병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수출상담회에 참가해 일본 바이어들의 분위기라도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첫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일본 바이어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매우 뜨거웠다. 상담회가 열리기 전에 아이콘비엑스는 일본의 대형 유통기업을 파트너로 둔 기업으로부터 사전 매칭을 요청받았다. 수출상담회 현장에서 1차 소량 샘플을 전달과 바이어들과 상담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8월 일본의 대표 잡화점 로프트에 브랜드 론칭을 진행했고 연간 최소 4만500개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이번 수출상담회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접촉을 시작했고, 현장에서 바이어들로부터 현지 정보나 디지털 환경 등을 배워가는 것도 큰 소득이었다”며 “로프트에 이어 추후 돈키호테, 유명 드럭스토어 등 일본의 대형 유통 채널과 거래가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인도네시아 순방에 맞춰 현지 해외마케팅 행사를 개최해 국내 소비재 수출 확대 및 시장 다변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일 셔틀외교 직후 양국 간 경제교류 활성화가 급물살을 탄 시점에 대규모 해외마케팅 행사를 늘려 양국 경제협력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무협의 설명이다. 무협은 올해 들어 총 89회 해외마케팅 행사를 개최했다. 참가 바이어는 61개국 7135개사며, 국내 참가 기업은 2580곳에 달한다. 상담액은 52억628만 달러에 이른다.
국내 셀프 스튜디오 업체인 서북은 9월 한-인니 정상회담(아세안정상회의) 후속으로 개최된 ‘2023 자카르타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에 참여했다. 전시기간 내내 서북의 포토이즘 박스(셀프사진관)는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남이 찍어주는 사진의 어색함을 없앤 셀프 촬영이 젊은 인도네시아 세대에게 어필했으며,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로 한국 K팝 스타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 중소기업 231개사가 자카르타 전시회장에 참가해 전시 부스를 갖추고 1800여건의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매칭된 바이어 중 한 파트너사가 지난 11월 포토이즘박스 자카르타 1호점을 오픈했으며, 타 파트너사와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2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 무역협회는 전문 무역상사를 기존보다 1.5배 늘린 500개사로 지정 확대해 수출 초기 기업들의 수출 마케팅을 돕고 있다. 수출 상담회 전 시장성 평가는 물론 상담회 이후 현지 마케팅을 위한 컨설팅을 맞춤 지원한다. 글로벌 B2B 겸용 e-마켓플레이스인 ‘트레이드코리아’를 통한 중소기업들의 수출 지원 서비스를 강화했다. 기업별·품목별 맞춤형 전담 지원을 물론 트레이드코리아를 통한 상시 바이어-셀러 매칭은 올해 1만3655건, 계약액 5546만 달러를 돌파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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