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과학계에 따르면 NASA는 최근 근적외선 레이저를 통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보내는 심우주통신(DSOC)에 성공했다. 일명 ‘첫 번째 빛’으로 불리는 이번 실험은 최근 발사된 우주선 ‘사이키’(psyche·사진)에 장착된 DSOC 통신장비로 이뤄졌다.
사이키는 지구에서 약 3억㎞ 떨어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사이키(지름 약 226㎞)를 탐사하기 위해 지난 10월 발사됐다. DSOC 통신장비는 사이키 탐사선 측면에 돌출된 형태로 장착됐다. 지름 22㎝의 조리개를 가진 광자검수카메라 등으로 구성됐다. 지구로부터 약 1600만㎞(지구~달 사이 거리의 40배) 떨어진 우주를 항해 중인 사이키는 DSOC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팔로마 천문대로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전송했다. 이번 교신에는 약 50초가 소요됐다.
현재 우주 탐사에서 사용되는 무선주파수 통신은 전자기파다. 전자기파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세기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반면 DSOC는 레이저에 데이터를 담아 전송한다. 레이저는 적외선, 자외선, 가시광선 등 여러 파장이 섞여 있는 광원에서 특정 파장을 추출해 모아낸 뒤 증폭한 광선이다. 일반 빛보다 직진성이 좋아 먼 거리까지 쉽게 도달한다. 또 전자기파보다 진동수가 높아 담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도 많다. 통신 장비 자체 크기도 작아진다.
레이저 통신을 구현하기 위해선 높은 수준의 정밀도가 필요하다. 이번 실험 성공의 의미에 대해 NASA는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해 1.6㎞ 떨어진 곳에서 움직이는 10원짜리 동전을 조준하는 것처럼, 1600만㎞ 떨어진 곳에서 자전과 공전을 하는 지구상의 수신기를 향해 정확하게 레이저를 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우주 탐사선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사이키가 멀리 여행할수록 레이저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수십 초에서 최대 수십 분의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 레이저가 이동하는 동안 지구와 우주선의 바뀐 위치를 계산해야 했다는 게 NASA 측 설명이다.
NASA는 레이저 통신을 달 탐사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달 탐사에 활용되는 레이저 통신은 최대 260Mbps(초당 메가비트·약 32.5MB/s)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구상에 구현된 5세대(5G) 통신급의 속도다. 스티브 호로위츠 NASA 매니저는 “달에서 4K 고화질 비디오를 보낼 수 있는 통신 속도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올해 말께 OTT도 시작할 예정이다. NASA+를 통해 우주선 발사 중계와 같은 생중계 콘텐츠와 우주 관련 다큐멘터리, 자체 제작 토크쇼와 강연을 광고 없이 무료로 제공한다. 내년 11월 유인 달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 발사를 생중계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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