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에 연기 피어오르자 불자들 '탄식'…자승스님 다비식 엄수

입력 2023-12-03 16:40   수정 2023-12-03 16:41


지난달 29일 소신(燒身) 입적한 자승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 3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조계종은 스님의 소속 본사인 경기 화성시 소재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에서 다비식을 거행했다.

자승스님의 법구는 이날 오후 1시 49분께 용주사에 들어섰다. 법구에는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리본이 달려있었다. 이를 본 추모객 2000여명은 일제히 합장하며 고개를 숙였다.

다비식에는 조계종 원로 익산도후 대종사, 명예원로의원 수봉세민 대종사, 호계원장 보광스님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해 자승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칠승 수석대변인·이원욱 의원 등도 자리에 함께했다.

신도들은 영정 사진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자승스님의 법구를 모시고 경내를 한 바퀴 도는 내내 "나무아미타불"을 되뇌며 합장했다. 만장을 높이 들고 운구 행렬을 뒤따르는 신도들도 눈물을 훔치며 불경을 외웠다.


운구 행렬은 다비에 앞서 법구를 용주사 홍살문으로 이운하고 노제를 지냈다. 노제 후에는 인근에 마련된 연화대로 법구를 옮기며 본격적인 다비 의식이 시작됐다. 연화대에는 "생사가 없다고 하니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자승스님의 열반송이 적혀 있었다.

법구가 용주사로 이운된 뒤 스님들이 거화봉으로 불을 붙이자 자승스님의 법구를 둘러싼 나뭇더미에서 서서히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화대를 둘러싸고 있던 불자들은 불길이 점점 커지며 까맣게 타들어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연신 "나무아미타불"을 외쳤다.

다비는 오는 4일 오전 9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이후 타고 남은 유해를 수습하는 습골 절차를 거쳐 용주사 천불전에 안치된다.

앞서 자승스님은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에서 입적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50분께 요사채에서 불이 났고 소방대원들이 진화 중 불에 탄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DNA 감정을 진행한 결과, 이는 자승스님의 법구로 확인됐다.

그가 탔던 차에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서울 봉은사 인근 자승스님 숙소에서는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주십시오"라는 진우스님에게 보내는 글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고인은 1954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나 1972년 10월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조계종 재무부장·총무부장을 거쳐 중앙종회 의원 및 의장을 역임했고, 2009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8년에 걸쳐 33·34대 총무원장으로서 종단을 이끌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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