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中企 중대재해법 적용, 2년 더 유예"

입력 2023-12-03 18:14   수정 2023-12-04 09:03


정부와 국민의힘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근로자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을 이달 마련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장의 중대재해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방안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3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중대재해법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월부터 근로자 50인 이상 기업을 상대로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내년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중소기업계에선 준비 기간이 부족한 데다 안전 전문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적용 유예를 요구해왔다. 정부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 중 80만 개에 달하는 기업이 중대재해법 적용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들 기업의 중대재해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중대재해법 개정안을 조속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해 논의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지난 9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최근 정부의 사과와 준비 로드맵 등을 조건으로 2년 유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정은 또 재해 예방과 인력 양성, 기술·시설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범정부 50인 미만 기업 지원 대책’도 이달 발표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경영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는 현행 제도는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본질과 거리가 있다”며 “기업 역량이 낭비되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정은 내년부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 확대 시행되는 늘봄학교(방과후 교육·돌봄 사업) 개선 방안도 논의했다. 우선 초등학교 1학년 대상 프로그램(초1 에듀케어)에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 일선 현장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학교 업무와 늘봄학교를 분리하고, 전담 인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당정은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다음달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노후 장비 전수 점검, 예방·대응 컨트롤타워 구축 등을 추진하는 한편 공공뿐 아니라 민간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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