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가능성 커진 中…'1성 1정책'으로 각개격파 추진

입력 2023-12-04 07:41   수정 2023-12-0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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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위기로 인해 지방 정부 부채가 급증한 중국 정부가 지자체별 구제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방 정부의 부채를 지원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재정이 악화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신화통신을 인용해 리윈제 금융감독관리총국(금감총국) 국장이 지방정부에 맞춤형 구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 국장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앙 정부가 금융 리스크 관리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획일적인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며 "지방 정부도 자체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침체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하며 수요가 감소한 결과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에버그란데(헝다), 비구이위안(컨트리 가든) 등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개발이 중단되면서 지방 정부의 부채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리서치업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중국 주요 은행들은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 적립액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내년 예상 적립액의 21%에 해당하는 890억달러(약 115조600억원) 규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건설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강화하면 부실 대출 비율이 0.21%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위기가 심화하자 가계 재정 사정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개인 채무불이행을 겪어 은행권 '블랙리스트'에 오른 차입자 수는 854만명에 육박한다. 역대 최대치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 570만명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 은행권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알리페이, 위챗 페이 사용이 불가능하고 항공권 구매도 제한된다.

문제는 금융 위기를 제어할 중앙정부도 재정 위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방 정부의 부채 위기가 중앙 정부의 재정 상태를 악화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며 재정 불균형은 더 심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 차원에서 부동산 위기를 해결하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리 국장도 "하나의 지방 정부(一省)가 하나의 정책(一政策)을 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0월 중앙재정공작 회의에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부채구조를 최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각 경제 관료들이 지방 정부 부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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