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저출생 위기감…김정은 "어머니들 힘 필요해"

입력 2023-12-04 07:26   수정 2023-12-04 07:3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년 만에 전국어머니대회에 직접 참석해 개회사를 하며 출산과 양육이라는 역할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 참석했다고 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지금 사회적으로 놓고 보면 어머니들의 힘이 요구되는 일이 많다"며 어머니들의 역할 강화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사람이 누구나 어렵고 힘들 때면 자기를 낳아 먹여주고 입혀주고 첫걸음마를 떼어주며 키워준 어머니부터 생각한다"면서 "나 역시 당과 국가사업을 맡아 하면서 힘이 들 때마다 늘 어머니들을 생각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바친 그 헌신과 희생, 어머니들이 지닌 그 정신과 힘은 비단 한 가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조국의 미래를 가꾸는 자양분이 되었으며 덕과 정으로 단합되고 전진하는 우리의 사회주의 대가정을 꿋꿋이 지켜내는 원동력"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어머니들과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우리들 모두의 집안일"이라며 "우리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 혁명의 대를 꿋꿋이 이어 나가는 것, 최근에 늘어나고 있는 비사회주의적인 문제들을 일소하고 가정의 화목과 사회의 단합을 도모하는 것, 건전한 문화도덕생활 기풍을 확립하고 서로 돕고 이끄는 공산주의적 미덕과 미풍이 지배적 풍조로 되게 하는 것, 그리고 출생률 감소를 막고 어린이 보육교양을 잘하는 것" 등을 '문제'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당 중앙은 어머니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로 보나 우리 국가와 혁명 앞에 나서는 현실적 문제들로 보나 이번 대회가 당대회나 당 중앙 전원회의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1961년 11월 제1차 어머니대회를 시작으로 1998년 2차, 2005년 3차, 2012년 4차 대회를 열었다. 이번 어머니대회는 11년 만에 진행됐다.

북한의 대회 개최는 어머니의 역할에 대한 강조를 통해 체제 안정을 꾀하고 출산도 독려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지난해 출산율은 1.9명으로 알려졌다. 남한보다는 높지만,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생률인 2.1명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2002년 고령화사회에 이미 진입했고 2028년 고령사회, 2039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이 북한의 중요한 정책 현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한편 이번 5차 대회에는 내각총리 김덕훈과 당 비서 리일환·김재룡·박태성 등 주요 간부들을 비롯해 약 1만 명이 참석했으며, 대회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통신이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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