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품의 배송 시간 단축으로 값싼 중국 온라인 몰을 이용하는 소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택배사에 웃음꽃이 피었다. 여기에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택배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CJ대한통운은 11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달간 CJ대한통운 주가는 49.9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7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컸다.
주가 상승은 기관이 견인했다. 해당 기간 동안 기관은 CJ대한통운 주식을 616억9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64억원, 254억1000만원 순매도했다.
CJ대한통운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12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9371억원으로 5.7% 줄었다.
글로벌 교역량 부진 지속으로 인해 매출이 소폭 줄었다. 하지만 계약물류(CL)사업 신규수주 확대, 이커머스 물류성장 등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수익성 개선 가시화와 CL 부문의 구조적 수익성 개선을 통해 이익의 저점을 높였다"며 "2024년은 이커머스 물량, 도착보장 서비스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채널과 브랜드에 보다 세분화된 행태의 소비 패턴으로 변화했다. 또한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 따른 소비 여력 둔화는 값싼 제품을 찾는 소비 행태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기간에만 해외 직구(직접구매)가 늘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한국과 중국 간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물량이 증가하면서 CJ대한통운이 주목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J대한통운이 인천의 글로벌물류센터(GDC)와 도착보장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 온라인 몰의 물량을 빠르게 처리하면서 재차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량을 독점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1분기에는 약 350만박스에서 3분기 900만박스 이상을 처리했다. 4분기에는 광군제 등이 있어 1000만박스 이상으로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알리익스프레스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온라인 몰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해외 직구 물량에 대한 도착 보장 서비스를 제공할 인프라를 갖춘 회사는 당분간 CJ대한통운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올해 CJ대한통운의 택배 영업이익률은 풀필먼트 확대로 사상 최고치, 계약물류는 영업효율화로 8년만에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CJ대한통운의 투자 포인트가 택배 성장률이나 운임 인상으로 한정돼 있었다면 이제는 풀필먼트, GDC/국제특송센터(ICC), 오네(O-NE) 브랜딩 등 주목해야 할 키워드들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영업이익은 내년까지 11년 연속 성장할 전망인데 주가수익비율(PER)이 시장보다 저평가받고 있어 투자기회"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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