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원이 주가 바닥이었나.
올 1월부터 10월까지 주가가 9000원~1만3000원 박스권을 오가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상승세가 매섭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5590원. 두 달 전(10월 10일 1만110원)과 비교해 54.20%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6.93%에서 10.54%까지 높아졌고, 기관들은 77만6751주 순매수했다. 내년 미국 금리인하 기대와 건설업황 개선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3월 한국도시개발(주)로 설립돼 1986년 11월 한라건설(주)과 합병하며 지금의 HDC현대산업개발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1987년 대한민국 아파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개발과 함께 건설 역사를 쓰고 있다. 2001년 대표 브랜드 아이파크를 선보이며 현재 약 45만 세대, 150만명이 HDC현대산업개발이 만든 주거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요 단지로는 삼성동 아이파크, 7000여 세대와 상업·문화·생태하천이 함께 조성된 최초의 민간도시개발 프로젝트 수원 아이파크 시티, 6성급 파크하얏트호텔의 복합개발로 완성된 해운대 아이파크가 있다. 사업 구조는 크게 개발·운영, 주택, 건축, 인프라로 구분할 수 있다.
주거 외에도 강남파이낸스센터를 비롯한 서울 아산병원·수원 컨벤션센터·국내 최장 강합성 사장교인 부산항 대교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과 대전 월드컵 경기장 등의 스포치 시설 강자로 불린다. 아시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도로와 교량, 교통, 플랜트, 해양, 항만 등 다양한 인프라 개발사업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외주 주택 60.5%(1조9946억원), 토목과 SOC 14%(4627억원), 일반건축 11.4%(3760억원), 기타 9.5%(3117억원), 자체 주택 4.6%(1533억원) 순이다.
최근 3년간 실적은 부진하다. 2020년 연결 기준 매출 3조6702억원·영업이익 5857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3조2983억원·영업이익 116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6월 9일 광주 학동 사고와 지난해 1월 11일 광주 화정 사고로 실적이 영향을 받았다.
다만 ‘맞아야 할 매는 다 맞았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매출 4조780억원·영업이익 183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은 무엇일까.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4조5000억원 규모 H1프로젝트와 용산병원부지 개발 프로젝트에 힘주고 있다”고 말했다. H1 프로젝트는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일대 약 15만㎡의 철도시설 부지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곳을 업무시설, 상업시설, 프리미엄 호텔과 약 3000세대의 주거공간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복합타운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또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인 오크밸리 및 성문안 개발사업도 추진한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오크밸리는 2018년 HDC그룹에 인수됐는데, 국내 최대 93홀의 골프코스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천주교 순례길 ‘님의길’, 등산로 ‘다둔길’ 등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산책로도 보유하고 있다. 사측은 오크밸리 확장을 토대로 성문안 개발도 힘준다. 성문안 개발은 골프 코스 성문안CC 주변에 6성급 호텔 ‘파크하얏트 강원’, 웰니스 특화 리조트 ‘파크로쉬’, 독채형 주거 ‘더 하우스’ 및 프리미엄 빌라, 4만㎡ 규모의 수목 정원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성문안은 트레킹, 예술, 힐링과 레저를 동시에 즐기는 270만㎡ 규모의 하이엔드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환대 서비스) 시설이 가득한 문화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총 주식 수는 6590만7330주다. HDC가 최대주주로 지분 41.52%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5.49%, 자사주 2.64%가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10.54%로 유통 물량은 약 40%다.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7000억원이며, 부동산 자산은 1조6000억원이다. 현재 시가총액(1조275억원)의 약 2.2배다.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 3월~6월 자사주 약 200억원을 매입했으며, 지난해에도 1주당 배당금 600원(배당수익률 6%)을 유지하는 등 주주환원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적극적인 IR 활동으로 실적 개선도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별도로 순차입금 감소 등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52.81%에서 3분기 130.46%까지 낮아졌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수익을 차지하는 자체사업 매출 비중이 올해 10%에서 2026년 29%로 확대될 전망이며,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4.4%에서 10%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3분기 말 별도 기준 순차입금이 1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000억원 축소됐다”며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2570억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불확실성 요인은 2건의 사고 현장 관련 제재 진행 상황이다”며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행정처분 결과를 대기 중이다”고 했다. 이어 “PF 구조조정 후 주택경기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에 영업정지가 운신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우나 최근 확보한 수주 및 자체 사업 기반으로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불확실성은 완화되고 있고, 개발 모멘텀은 가시화되고 있어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제시한다”고 했다. 현 주가 대비 28.29%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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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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