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완구로 시작한 중국산의 국내 침공은 이제 전 산업을 집어삼킬 기세다. 주요 소비재에 이어 산업용 부품까지 장악하더니 대형마트, 홈쇼핑, 온라인 플랫폼 등 유통산업 전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그 선두에는 각각 중국 1, 2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핀둬둬의 쇼핑 앱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중국산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저질 제품이 많았고 고객서비스(CS) 부문의 악명도 높았던 영향이다. 중간 유통 기업들이 검증된 제품을 골라 국내 쇼핑몰에 들여와 파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품질에서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붙자 중국 소비재 기업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자국 쇼핑 앱을 통해 각국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에서 중국 직구 앱의 인기는 열풍 수준이다. 알리의 국내 사용자는 지난 10월 기준 613만 명으로 1년 사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지난 7월 국내에 상륙한 테무도 사용자가 265만 명에 달한다.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했더니 가격 경쟁력은 더 무시무시해졌다. 중고 제품을 싼값에 사고파는 당근마켓에서 중국에서 직구한 새 제품을 되파는 게 유행할 정도다. 그 ‘극강의 가성비’에 대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면 국내 내수시장 전체를 온전히 내줄 판이다.
고경봉 논설위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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