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성패가 걸린 승부처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금처럼 압도적 다수의 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한 정부도, 여당도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 거대 야당이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뜻대로 안 되면 탄핵·국정조사·특별검사를 밀어붙이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연금·교육·노동의 3대 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도 국회에서 막히면 그걸로 끝이다. 내년 총선에서 이런 여야 구도를 바꾸지 못한다면 식물 정부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민심의 실상을 확인한 여당이 급거 혁신위를 출범시킨 것도 이런 위기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혁신위를 대하는 여당 지도부의 태도에선 벌써 위기감이 사라진 듯하다. 다수당인 양, 도전자가 아니라 챔피언인 양 누구도 ‘퍼스트 펭귄’이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혁신위는 오는 7일 최고위원회에 다시 희생 혁신안 상정을 요청한다는 입장인데 지도부가 이마저 거부하면 혁신위가 조기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 혁신위가 실패해도 당 지도부가 현 체제로 총선까지 갈 수 있다고 믿는 건가. 벌써부터 비상대책위 전환, 선거대책위 조기출범론이 나오는 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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