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인생 항로와 현재를 보면 이 회장이 왜 그러는지 알 수 있다는 게 그를 아는 사람들의 얘기다. 서 회장은 1992년 창업한 후 한동안 낡은 쏘나타를 타고 이 회장과 함께 공장 부지를 보러 다녔다. 지금도 이 회장과 함께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로 출근해 인사·총무 등 회사의 안살림을 도맡고 있다.
그런 그가 이 회장과 함께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자리했다. 4일 열린 제32회 다산경영상 시상식에서다. 서 회장은 남편의 수상에 대한 소감을 묻자 쑥스러워하면서 “옆에서 지켜본 이 회장은 정말로 열심히 그리고 정말 잘했다. 지금도 같이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 지인들은 그가 정말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그와 함께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을 밟은 박성희 전 한국경제신문 수석논설위원은 “월급쟁이에서 시작해 창업 후 사업까지 성공적으로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게 일상에서도 드러난다”며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이 회장의 치아는 거의 다 임플란트일 정도”라고 했다. 심상배 코스맥스 부회장은 “지난 30여 년간 코스맥스가 한국 화장품 역사에 미친 영향력은 화장품업계가 모두 인정한다”며 “이는 연구개발과 인재 등용, 해외 전략 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임직원이 7000명에 달하는 세계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의 오너지만, 임직원 한 명 한 명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내 사내에서도 그를 존경하는 직원이 많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한 직원은 “샐러리맨으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그런지 직원들이 어떤 마음인지 잘 헤아려주신다”며 “업무와 복지에서 직원들의 입장을 배려해준 덕에 회사 다닐 맛이 난다”고 말했다.
양지윤/김동주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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