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SK그룹 등에 따르면 오는 7일로 예정된 SK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조대식 수펙스 의장이 용퇴하고 그 자리에 최창원 부회장을 선임하는 안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협의해 최창원 부회장에게 의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최 부회장이 수락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펙스는 SK그룹의 최고의사협의기구로, 그룹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돼 있다. 최 회장이 이 자리에 최 부회장을 내정한 건 그만큼 그를 신뢰하면서도 경영 능력을 높게 사고 있다는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SK디스커버리는 사실상 SK의 이름만 빌린 다른 그룹으로 봐도 될 정도로 지분 관계는 정리된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최 회장이 최 부회장을 두텁게 신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SK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최 부회장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40.18%의 지분율을 지닌 최대주주이며, 최 회장의 지분율은 0.11%에 불과하다.
최종건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최 부회장은 서울대 심리학과,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선경그룹에 입사했다. 최 부회장이 의장에 선임되면 그룹 출범 이후 ‘최종건-최종현’ ‘최태원-최재원’으로 내려온 형제 경영의 전통이 사촌 경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가 있다.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 수석부회장은 SK그룹의 배터리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7년 만에 부회장단이 물러나며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조 의장을 비롯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 용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회장 자리는 현재 계열사 사장들이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SK㈜ 사장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59), SK이노베이션 사장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59)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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