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이 강해지며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사이에서 하락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북에서도 광화문과 접근성이 높았던 성북구에선 고점 대비 반값 수준의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선 10억원이 넘던 시세가 5~6억원 수준까지 떨어지자 잠시 매물을 거두자는 집단 행동도 나오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보문동6가 보문파크뷰자이 전용 59㎡는 최근 6억1500만원에 중개 거래됐다. 같은 크기는 지난달 8억65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안 돼 2억5000만원이 하락한 셈이다. 2021년 9월 고점(11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단지는 2017년 준공된 1186가구 규모로, 성북구 내에서도 ‘준신축’으로 불리는 곳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21~2022년엔 중소형 가구의 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서며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최근 경기 하락에 따라 매월 실거래가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사정은 같은 성북구 내 다른 단지도 비슷하다. 정릉동 정릉풍림아이원의 경우, 최근 전용 59㎡가 4억5700만원에 중개 거래됐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하더라도 같은 크기가 6억8500만원에 거래됐는데, 꾸준히 실거래가가 낮아지며 고점 대비 70%선이 무너졌다. 1971가구 대단지로, 같은 단지 전용 114㎡ 역시 7억원 밑 매물이 나오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형 평형도 6억5000만원까지 거래가격이 낮아진 곳”이라며 “최근에는 가격 하락 폭이 너무 커지다 보니 집단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신축 아파트가 적은 하월곡동 역시 가격 하락세가 완연하다. 2003년 준공된 하월곡동 월곡두산위브의 경우, 전용 114㎡가 지난달 8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2021년 9월 고점(11억6500만원) 대비 3억원 이상 하락했다. 지난 9월엔 같은 크기가 7억3000만원에 중개 거래되며 하락 쇼크를 겪었던 곳이다.
업계에선 강북 지역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하락과 고금리가 겹치며 이른바 갈아타는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상급지 상승 거래와 비교돼 강북 지역은 하락 거래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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