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 시장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패션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도 커지고 있다.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하는 것에서부터 인플루언서 콘텐츠 제작, 패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마케팅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면서 벤처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패션 마케팅 플랫폼 기업 스타일메이트가 알토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알토스벤처스가 단독으로 주도했으며 투자 금액은 한화로 약 10억원이다.
스타일메이트는 2022년 3월 인플루언서 마케팅·숏폼 제작 플랫폼미디언스의 담당 사업부로 앱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지난 10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기업이다.
창업자인 한상희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대기업, 외국계, 스타트업을 거치며 플랫폼 기반 전략파트너십의 전문성을 쌓았다. 한 대표는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유니티 글로벌 BD팀, 패션 커머스 플랫폼 서울스토어 전략사업본부를 거쳐 미디언스에 합류해 패션 인플루언서 사업을 전개했다.
스타일메이트는 서비스 출시 후 1년여 만에 100여개의 브랜드와 3000여명의 인플루언서를 연결(매칭)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패션 데이터 애널리틱스를 통해 유행 트렌드를 예측해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국패션소비시장 빅데이터 2023' 연감에 따르면 올해 한국 패션 시장은 전년 대비 8.2% 성장한 47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패션 제조와 패션 전문 유통을 포함해 270개 기업이 있으며, 온라인 최대 패션플랫폼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만 7000개가 넘는다.
패션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총매출액의 약 5~10%를 마케팅 예산으로 사용할 만큼 마케팅은 중요한 영역이다. 특히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한 트렌드 발견, 제품 구매 경험이 커지며 많은 브랜드가 인플루언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에서는 최적화된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케팅 최적화와 동시에 자사 제품과 어울리는 인플루언서들의 발굴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오랜 시간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스타일메이트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3000여명의 인플루언서의 데이터를 분석해 1년여 만에 100여개 브랜드와 연결했다. 인플루언서가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의 제품을 직접 신청하고 선택할 수 있어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간의 협업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스타일메이트와 기존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과의 차별점은 3000여명의 인플루언서가 모두 자기 채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로, 향후 틱톡, 유튜브 인플루언서까지 발굴할 예정이다.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매칭에 대한 수수료는 없다. 다만 브랜드가 인플루언서가 브랜드를 착용해 제작한 콘텐츠를 2차 활용할 때부터 과금하는 구조다.
스타일메이트는 패션 마케팅 기술회사를 지향한다. 8명 인력 중 운영인력은 1명뿐이다. 한 대표는 "다른 패션 인플루언서 연결 플랫폼들은 투자받으면 운영 인력부터 늘리지만, 스타일메이트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기술 기반 회사이기 때문에 운영 인력이 1명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키워드와 크리에이터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인플루언서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신생 브랜드 토미라이프는 스타일메이트의 크리에이터를 모델로 기용하며 '페르소나'로 삼고 있다.
회사는 매칭뿐만 아니라 트렌드 분석을 통해 브랜드의 재고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데이터 애널리틱스를 구독모델로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퍼포먼스 마케팅과 추천 알고리즘에 반영해, 각 브랜드의 효과적인 바이럴 마케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스타일메이트의 비전과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패션 마케팅 플랫폼 관련 기술 개발과 시장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토스벤처스의 정해민 심사역은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효율적, 효과적으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진 것을 높이 평가해 스타일메이트 팀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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