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글로벌은 재물 위험을 전문으로 다루는 재물보험사다. 1835년 설립돼 2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50년 넘게 영업을 해왔다.
FM글로벌은 ‘대부분의 손실은 예방할 수 있다’는 비전을 내세운다. 화재나 풍수해가 발생하면 피해를 보상해 주는 단순한 보험에서 벗어나 손실의 예방을 주력 업무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5600여명의 전체 직원 중 35%인 1900여명을 엔지니어로 구성하고 있다. 또 본사가 있는 미국 로드아일랜드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재난 연구소(FM글로벌 리서치 캠퍼스)를 두고 있다.
FM글로벌의 엔지니어들은 주기적으로 고객사를 방문해 예방 수준을 점검한다. 각 산업별로 특화한 엔지니어가 리스크를 확인한 뒤 건축 소재, 스프링클러, 자연재해 리스크, 시설물 리스크 등을 점검해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손실 예방 대책을 제공한다.
고객사가 새로 공장을 지으면 초기 설계 단계부터 공사 완료 시점까지 손실 예방 자문을 해준다. 이런 활동으로 사고가 줄어들면 FM글로벌과 고객사 모두에게 ‘윈-윈’이 된다는 설명이다.
FM글로벌 리서치 캠퍼스는 화재, 풍수해 등 각종 재난 상황을 실제로 발생시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또 싱가포르 FM글로벌 센터도 소방설비, 화재, 전기설비, 보일러 등 각종 재난 상황에 대한 방재 방법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설비를 구비했다.
FM글로벌은 방직공장들이 화재가 났을 때 서로를 도와주는 상호 부조형 공제조합으로 출범했다. 미국 본사는 여전히 ‘상호보험회사’라는 고유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상호보험회사는 보험 계약자(고객사)가 소유하는 보험사다. 장기간 거래를 유지해 온 고객사들이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FM글로벌은 수익을 내면 일정 부분을 ‘멤버십 크레딧’이라는 이름으로 고객사에게 돌려준다.
FM글로벌은 지난해부터 ‘회복탄력성 크레딧’ 제도를 도입했다. FM글로벌의 조언에 따라 리스크 예방 수준을 높인 고객사에게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제도다. 지난해 총 3억달러(약 3800억원) 규모의 회복탄력성 크레딧을 지급했으며 이 결과 200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 예방 효과를 거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는 크레딧 규모를 3억5000만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FM글로벌은 포춘 1000대 기업의 3분의 1가량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고객사의 3분의 2는 10년 이상, 40%는 20년 이상 계약 관계를 유지해 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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