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사이 수도권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서울 거래량은 9월 3845건에서 10월 2983건으로 2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도 1만76건에서 8242건으로 18.2% 줄어들었다. 국내 최대 단지(9510가구)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거래량은 8~9월 20~30건대였는데 10월 한 자릿수(9건)로 떨어졌다.
아파트 재고 물량 대비 실제 매매된 비중을 뜻하는 ‘아파트 매매 회전율’도 저조하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지난달 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회전율은 3.04%로, 실거래 신고가 도입된 200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회전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작년(2.28%)이었다. 거래율이 낮아진다는 건 그만큼 거래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 판매가 9월 종료되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게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아파트값이 단기 전고점의 90% 선까지 회복하면서 매수심리가 확 꺾였다. 집주인이 가격을 내리지 않고 버티자 거래가 끊기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겨울 비수기까지 겹치며 매수 수요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적은 돈으로 갭투자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실제 갭투자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10월 갭투자 건수는 214건으로, 작년 12월(230건) 후 가장 적었다. 갭투자는 매매 이후 3개월 내에 전세계약을 맺은 물량을 계산한 값이다. 10월 서울의 전체 거래 대비 갭투자 비율은 5%로, 2021년 1월(3%) 이후 처음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동안 수도권에서 갭투자 수요가 집중되던 경기 화성의 갭투자 비율도 9월 6%에서 10월 3%로 반토막 났다. ‘영끌(영혼 끌어모아 대출)족’이 몰리던 서울 노원구는 같은 기간 14%에서 4%로 급감했다.
거래 가뭄 속에 전국 아파트값이 지난주 5개월여 만에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투자심리가 꺾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갭투자를 하는 근본 이유인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확 줄었다”며 “기준금리 인하나 정부의 정책 변화 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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