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스프링 왔다" 비트코인 랠리 이어지나

입력 2023-12-05 18:05   수정 2023-12-06 01:11

“암호화폐 시장의 봄(Crypto Spring)이 시작됐다.”

글로벌 금융그룹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말에는 10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제프 켄드릭 SC 디지털자산 연구책임자는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4월 45%에서 지금은 약 50%로 커졌다”며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1만달러 이상 뛰었다”고 했다.
비트코인, 올해 두 배 넘게 올라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거침없이 올랐다. 올초 2100만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은 160% 이상 급등한 56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전체 암호화폐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61%에 달한다. 이 기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8302억달러에서 1조6200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비트코인은 투자 혹한기를 맞았다. 올 들어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가격 상승에 힘을 받았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기관투자가의 매수가 대거 몰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날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인 것도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4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 수정안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美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시세는 미국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상반기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내년 3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갈 가능성을 51%로 보고 있다.

내년 4월로 전망되는 반감기 역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씩 줄어든다.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는 시간이 지나면 비트코인 발행량이 계속 줄어들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비트코인 수요는 여전한데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국내 거래량 두 배 늘어
최근 비트코인 랠리를 두고 ‘패닉 바잉’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5일 국내에선 24시간 거래량이 6조33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하루평균 거래량이 2조9000억원인 걸 고려하면 두 배로 늘어난 규모다. 과거 암호화폐 시장 활황기인 2021년 하반기(11조3000억원)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내년에 10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한다. 암호화폐 금융서비스업체인 매트릭스포트는 내년 말에는 12만5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SC도 내년 말께 1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1년 11월 기록한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6만9000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결과에 따라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현물 ETF 승인이 무산되면 비트코인 가격에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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