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루 잘하는' 하나은행, 글로벌 실적 1위

입력 2023-12-05 18:02   수정 2023-12-06 11:08

하나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4대 은행 가운데 해외 지점과 해외 법인, 해외 투자법인의 이익을 합산한 글로벌 순이익 1위에 올랐다. 신한은행은 해외 법인 순이익이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은 해외 법인 실적 개선세가 가장 가팔랐다.
하나, 베트남 BIDV 투자 성과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올 3분기 누적 글로벌 당기순이익은 4049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해외 지점(1771억원)과 해외 법인(1065억원), 해외 투자법인(1214억원) 순이익을 합한 수치다. 신한은행이 해외 지점(513억원)과 해외 법인(3502억원)을 더해 401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우리은행(2852억원)과 국민은행(1475억원) 순이었다.


하나은행의 해외 법인 순이익은 3위였지만 외환은행 시절부터 강점을 보여온 미국과 중국 홍콩 등 해외 지점 순이익이 나머지 3개 은행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하나은행은 4대 은행이 진출한 해외 27개 국가 중 14곳에서 이익 규모 1위를 차지했다. 황효구 하나은행 글로벌그룹장은 “해외 지점 영업력과 투자금융(IB) 분야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인도와 중부유럽 등 유망 시장 진출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하나은행은 해외 금융사에 투자해 벌어들인 지분법 순이익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분법 투자이익은 투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 대상 기업의 지분율만큼 손익 계산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과 중국민생투자그룹 등 해외 금융회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2019년 1조444억원을 들여 15%의 지분을 확보한 BIDV 가치가 5000억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베트남(789억원)과 중국(450억원)에서만 123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 텃밭 베트남에서 질주
신한은행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4대 은행 중 해외 법인 순이익이 유일하게 3000억원을 넘겼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억원 늘어난 1847억원에 달했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8배 급증한 447억원이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은행의 글로벌 사업 전초기지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1993년 국내 금융사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뒤 2009년 신한베트남은행을 설립했다. 아파트론 신용대출 등 리테일 영업과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완전 현지화’를 목표로 기업금융과 핀테크 등 신사업을 개척하며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2008년 영업을 시작한 신한카자흐스탄은행도 한국계 건설회사 대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과 현지인을 겨냥한 소매금융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4대 은행 중 해외 법인 실적 개선 속도가 가장 가팔랐다. 올 3분기 누적 해외 법인 순이익이 81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74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82억원의 적자를 낸 국민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올해 3분기까지 25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반면 인도네시아 법인인 부코핀은행은 작년(-1505억원)보다 적자 폭이 줄었지만 958억원의 손실을 봤다.

우리은행의 올 3분기까지 해외 법인 순이익은 18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 줄었다.

이소현/김보형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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