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종이 노트였다. 2018년 휴학 중이던 신동환 누트컴퍼니 대표(사진)는 아마존 쇼핑몰에서 우연히 본 코딩노트를 직접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다. ‘새로운(new) 노트’라는 의미로 이름도 누트컴퍼니라고 지었다. 2020년 종이로 팔던 노트를 PDF로 만들어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쏟아졌다. 이제 태블릿 PC에서 필기한다는 얘기였다. 디지털 다이어리 서식, 스티커 이미지 등 디지털 문구 플랫폼 위버딩이 탄생하게 된 순간이었다. 위버딩은 크리에이터 2700여 명이 만든 1만7000여 종의 디지털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디지털 문구 플랫폼이 됐다.
신 대표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문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며 “지식재산권(IP)과 연계해 굿즈가 되는 순간 폭발력을 지니고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트컴퍼니는 내년 상반기 굿즈 출시를 목표로 아티스트 IP 회사와 협업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세계 태블릿 PC 사용자 10억 명 가운데 5%인 5000만 명이 필기 앱 사용자”라며 “필기 앱 사용자의 4%가 굿즈를 5000원어치씩만 산다고 해도 최소 100억원 시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2025년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위해 초·중·고교생에게 태블릿을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하면서 태블릿 PC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차 웨이브가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1위 필기 앱 굿노트라는 든든한 우군도 만났다. 지난해 신 대표가 링크트인에서 연락해 굿노트와의 협업이 시작됐고, 굿노트는 지난 9월 누트컴퍼니에 2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했다.
온라인 문구 커머스에서 시작한 누트컴퍼니는 굿노트와의 협업을 발판 삼아 유틸리티 앱과 커머스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방침이다. 올해 7월 위버딩 모바일 앱을 출시한 지 1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3만 건을 달성했다. 신 대표는 “5년 뒤 세계 필기 앱 이용자 5000만 명이 옆에 놓고 쓰는 필수 앱이 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고교생 때부터 창업가를 꿈꾼 그는 서울대 기계공학과 입학 면접 때 가상의 의료 로봇회사 최고경영자(CEO) 명함을 돌릴 정도였다. 스물세 살에 창업해 올해 스물여덟 살이 된 신 대표는 “요양원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진로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도 너무나 짧은 게 인생이란 생각이 들어 창업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글=허란/사진=이솔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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