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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상장 후 처음으로 11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올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전략 시장인 중국에서 저가 전략을 앞세운 중국 기업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애플과 테슬라의 주주들도 중국 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美 경기 둔화에 中 시장 경쟁 가열
스타벅스는 4일(현지시간) 1.61% 하락한 97.6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주가는 총 8.9% 빠졌다. 1992년 스타벅스가 뉴욕증시에 상장한 뒤 최장기간 연속 내림세다.
스타벅스 주가는 지난달 2일 3분기 깜짝 실적 발표 이후 강세를 보였다. 10월 3일 89.48달러였던 주가가 지난달 16일 107.21달러로 약 20% 올랐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월가 전망이 고개를 들며 주가가 다시 100달러 아래로 밀렸다.
JP모간은 최근 스타벅스의 올 4분기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을 기존 6%에서 4%로 낮췄다. 미국 내 소비 심리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영향 때문으로 분석했다. 닉 세티안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최근 3주간 미국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스타벅스는 소비자 심리에 가장 민감한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 지배력이 하락하는 것도 주가를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간주됐다. 스타벅스는 지난 2분기부터 중국 시장의 커피업계 1위 자리를 현지 브랜드인 루이싱커피에 뺏겼다. 지난해 4분기 스타벅스의 중국 매출은 6억2170만달러로 루이싱커피(5억3570만달러)를 여유 있게 눌렀지만, 올해 2분기는 루이싱커피(8억5520만달러)가 스타벅스(8억2190만달러)를 근소하게 앞섰다. 격차는 3분기에 더 벌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의 3분기 중국 매출은 8억4060만달러에 그쳤지만 루이싱커피는 9억8680만달러에 달했다. 중국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루이싱커피의 저가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게 월가 분석이다. 중국은 매장 수와 매출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스타벅스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19일 “중국 소비자의 현지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커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테슬라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
스타벅스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브랜드도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달 중국 판매대수는 8만2432대로 집계됐다. 지난 10월과 비교하면 14.2%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10만291대)과 비교하면 17.8%가량 감소했다.테슬라의 현지 라이벌 업체인 BYD는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량이 30만1378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급증했다. 현지 언론은 BYD가 모델별로 3000~1만위안가량의 가격 할인을 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아이폰의 중국 판매량도 둔화 조짐이다. 로이터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광군제 기간이던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2일까지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지 브랜드인 화웨이와 샤오미의 판매 대수는 각각 전년 대비 66%, 28% 증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경쟁사의 할인 전략과 아이폰15 모델의 공급 차질이 맞물리면서 매출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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