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 가수 브렌다 리(78)의 크리스마스 캐럴 '로킹 어라운드 더 크리스마스 트리(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가 발매 65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빌보드 최신 차트에 따르면, 이 곡은 크리스마스 단골 캐럴인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제치고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다.
1958년 발매 직후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이 곡은 1960년대 들어 리가 '아임 쏘리' 등 히트곡을 통해 정상급 가수로 올라서며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9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나 홀로 집에' OST로 삽입되는 등 미국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캐럴 중 하나로 꼽혀왔다.
2010년대 들어서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젊은 층 사이에서도 알려지며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차트 역주행을 기록했지만, 이 곡은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에 번번이 밀려 빌보드 싱글 1위를 놓쳤다. 실제로 이 곡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4년 연속 '핫100' 2위에만 머물렀다.
빌보드는 해당 곡이 올해 캐리의 캐럴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리와 그의 소속 레이블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는 발매 65년 만에 처음으로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선보였고, 소셜미디어 틱톡에 기념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 곡은 발매 이후 '핫100' 1위에 오르기까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노래로도 기록됐다. 리 역시 역대 최고령 나이로 1위를 기록한 가수가 됐다.
리는 지난달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이 곡이 내 대표곡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내가 활동하던 때보다 지금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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