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는 수출 기저효과로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겁니다. 그러나 4분기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지면 조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내년 국내 증시가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상저하고'를 전망한 것과 대비되는 분석이다. 오 센터장은 "내년 9월까지 코스피 예상 밴드를 2250~2750으로 본다"면서 "4분기는 미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쪽으로 쏠릴지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조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증시에서 가장 큰 변수로 미 대선과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속도를 꼽았다. 미국 대통령이 어느쪽 당에서 나오느냐도 중요하지만, 같은 해 진행되는 상원·하원의원 선거에서 대통령과 같은 당에서 과반수가 나올지도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오 센터장은 "대통령과 양원의원들이 같은 당일 경우 정책 추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면서 "이 경우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어 예의주시해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Fed의 통화정책도 시장의 기대보다 느릴 경우 실망감에 증시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을 내년 3분기에서 2분기, 최근에는 1분기로 당기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면서 "예상처럼 금리 인하가 빠르지 않고, 기업들 실적이 저조할 경우 조정폭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천 1순위 업종은 반도체다. 수출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주가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다음으로는 최근 2년간 가장 지지부진했던 업종 중 플랫폼 비즈니스를 꼽았다. 대표적인 종목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신사업도 시도하며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신흥국 증시는 인도, 멕시코 등 미국의 무역 우방국 중심으로 내년 성장세를 기대할 만 하다고 전망했다. 오 센터장은 "고금리 여파로 신흥국 내에서도 국가별 편차가 심할 것"이라며 "인도와 멕시코는 떠오르는 미국의 무역 우방국으로 올해만큼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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