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편집이란 작업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평균적으로 유튜버들이 책정하는 단가는 1분당 1만 원입니다. 10분짜리를 만드는 데 2~3일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지만, 유튜브 업로드 영상은 8~10분짜리라 1분당 1만 원으로 책정하면 10만 원도 안 됩니다. 2~3일 혹은 그 이상을 고생하고 받는 돈이라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입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6일 서울 마포구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열린 '유튜브 영상편집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에서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개인 미디어 창작자(크리에이터)의 영상 편집자 2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72%는 30세 미만으로 나타나 청년층 비중이 매우 높았으며, 19세 이하도 19%에 달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68%에 달했다.
유튜브 영상 편집자들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매주 35.5시간을 일하면서 11.4개의 영상을 편집하는 대가로 143만 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업 편집자의 경우 14.3개의 영상을 편집했으며 평균 노동시간은 44.4시간에 달했고, 소득은 192만원 수준이었다.
영상 편집자의 시간당 소득을 계산하면 1만666원으로 최저임금의 110% 수준이다. 다만 주휴수당(최저임금의 20%)과 4대 보험(9.4%)을 보장받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법이 정한 최저 근로조건의 85% 수준이라는 게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센터장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 "영상 편집을 위한 작업 환경(컴퓨터, 인터넷, 작업공간, 소프트웨어 등)을 갖춰야 하고, 일정한 편집 기술을 익혀야 하지만 평균적인 노동 조건은 법적 최저 수준에 미달한다"고 덧붙였다.
응답자의 56%는 영상 편집 이외에도 댓글, 채팅 등의 채널 관리, 생방송 시청, 촬영 및 방송 송출 등의 업무를 추가로 요구받았다.
전체 응답자의 45%는 부당한 대우를 경험(중복응답)했다. '부당한 경험'과 관련해서는 시간에 대한 문제가 제일 많았다. 단시간에 무리한 제작 강요(29%)와 업무 소통을 위한 무기한 대기(25%) 순으로 높았다.
이 둘 중의 하나라도 경험한 응답자는 36%였다. 시간에 대한 강요가 많은 이유는 정기적인 업로드가 유튜브 알고리즘의 혜택을 보기 위해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금 지급과 관련된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경우는 27%로 나타났다. 대금 지급 지연(21%), 대금 미지급(14%), 계약 대금을 적게 지급(11%) 순이었다.
계약서를 쓰지 않는 관행이 있는 데다가, 편집하는 영상의 개별 건당 금액은 소액이라 법적 구제 절차를 받기가 더욱 어려웠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직업 만족도에 문항 별로 5점 척도로 구분 지어 설문한 결과 '일의 환경(3.86점)'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유연한 근무', '개인 능력 발전 가능성' 순으로 이었다. 반대로 '직업 안정성', '직업으로서의 장래성', '수입 및 보상' 순으로 낮은 만족도의 배경이 됐다. 재택을 하고 작업 시간에 대한 선택권이 강한 일하는 방식은 강점이지만, 언제든지 일감이 끊길 수 있는 불안정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토론자로 나선 김예지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실제로 유튜브 편집자들이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노무를 제공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 사용자인 유튜버의 구체적 업무지시가 있다면 도급제 근로자로서 근로계약이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튜브 편집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두고선 아직 법원 판결이 없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 소속 변호사로 구성된 변호인단은 지난해 6월 한 유튜버 밑에서 스태프로 일했던 15명을 대리해 채널 운영자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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