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가 2018년 하청업체 소속이던 제빵사들을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한 지 5년 만에 제빵사 수가 2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 부담에 제빵사를 쓰지 않고 직접 빵을 굽는 점주가 세 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제빵사 수요가 줄자 신규 채용 규모는 4년 만에 ‘3분의 1 토막’이 났다. 신참 제빵사들이 갈 곳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정치 논리에 밀린 무리한 정규직 전환이 노동시장을 왜곡한 ‘직고용의 역설’ 사례라고 지적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PB파트너즈 소속 제빵사는 2018년 12월 말 5548명에서 지난달 말 4180명으로 24.6% 줄었다. 신규 채용도 급감했다. 2019년에는 630명의 제빵사를 새로 뽑았지만 올해 신규 채용은 10월 기준 195명에 그쳤다. 연말까지 합쳐도 2019년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인건비 부담에 제빵사를 고용하지 않고 점주가 직접 빵을 굽는 매장은 2018년 말 283개에서 지난달 말 918개로 224.3% 늘었다. SPC그룹 관계자는 “본사에 제빵사 파견을 요청하는 매장이 급감해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빵사 직고용에 따른 시장 왜곡은 기형적 출발 단계에서부터 제기됐다. 2017년 9월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의 제빵사 고용 형태가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며 162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SPC그룹은 과태료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2018년 1월 PB파트너즈를 설립하고 제빵사를 직접 고용했다. 정규직으로 전환한 제빵사의 월급은 2018년 이후 약 50% 뛰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점주 의사와 상관없이 정부와 노조가 ‘가격’(임금)을 대신 정한 부작용”이라며 “기술 프리미엄이 강하지 않은 고용시장을 인위적으로 경직화했을 때 이런 왜곡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조철오/장강호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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