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이 후배 가수 비와 배우 김태희의 딸들과 자신의 딸들을 모아 걸그룹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6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박진영, 김범수, 김완선, 박미경이 출연한 ‘골든싱어즈’ 특집으로 꾸며졌다.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가수들의 오랜 친분이 뒷받침된 토크가 시청자들에게 흥미와 웃음을 전달했다.
특히 박진영은 비, 김태희 부부의 딸들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박진영은 "(정)지훈(비의 본명)이 딸도 끼가 보통이 아니다"며 자신의 두 딸과 비, 김태희 부부의 두 딸을 모아 "여자 아이만 넷이라 잘 키워 4인조 걸그룹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국진은 "그러면 지금 각자 집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고 있는 거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진영은 이날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이기에 앞서 신곡 'Changed Man(체인지드 맨)'을 발표한 가수 자격으로 신곡 홍보를 위해 '라스'를 찾았다. 그는 김구라와 하이브 의장 방시혁의 평행이론을 발견했는데, 김구라는 강하게 반박했지만 박진영의 분석대로 행동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진영은 동생 방시혁이 이끄는 하이브가 업계 1등이 된 것과 관련해 "시혁이가 잘 안됐다고 하면 더 가슴 찢어질 일"이라며 '찐 형'다운 진심으로 감탄을 안겼다.
그는 업계 2위인 JYP의 최종 목표와 함께 연면적 1만 평에 달하는 신(新) JYP 센터 건립에 대한 계획을 쏟아내 시선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박미경, 강원래와 혼성그룹 데뷔를 목표로 한 연습생이었지만, 하루아침에 잘리고 참담했던 기억과 박진영이 아닌 '박진감'이라는 예명으로 데뷔할 뻔한 아찔한 과거도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4일 신곡 '꿈일까'를 발표한 김범수는 장발의 비주얼로 시선을 압도했다. 그는 비주얼 탓에 무슨 이야기를 해도 '기승전 예능'이 되는 토크로 웃음을 안겼다. '라스' 녹화 전 춤을 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는 ‘춤신춤왕’ 김범수는 박진영의 슬릭백 챌린지에 도전장을 내밀며 그 다짐을 가볍게 깨 폭소를 유발했다.
그는 지난 2010년 박진영이 직접 작사, 작곡한 '지나간다'를 불렀는데, 까다롭기로 유명한 박진영과의 작업이 예상외로 속전속결로 끝나 깜짝 놀랐다고. 박진영은 김범수와 아이유가 작곡가의 의도까지 컨트롤을 잘하는 가수로 꼽았다. 김범수는 박진영의 보컬 실력에 "타고나진 않았지만,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박진영은 김범수의 냉철한 평가에 오히려 "제일 큰 칭찬"이라며 감격했다.
그런가 하면, '지나간다' 뮤직비디오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13년 만에 밝혀져 김범수를 발끈하게 했다. '지나간다' 뮤직비디오에 주인공인 김범수는 지나가듯 등장했는데, 프로듀서 박진영의 모습으로 도배된 것. 박진영은 "상처받을까 봐 얘기 안 했는데"라며 "그때까지만 해도 범수 회사에서 범수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저도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범수는 "전(前) 회사랑 얘기하겠다"고 마음을 추슬러 폭소를 자아냈다.
이 밖에 '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했을 당시, 김범수가 아닌 '김장비', '김유비'로 데뷔할 뻔했던 아찔한 과거, 지우고 싶은 레전드 흑역사, 서장훈도 인정하는 '깔끔 범수' 스케일 등도 공개돼 모두가 놀라워했다.
'K-마돈나' 김완선은 이효리와 화사, 김혜수 등 연말 시상식을 방불케 한 단독 콘서트 게스트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모두 먼저 오겠다고 (해서 오게 됐다)"며 감동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성향이 비슷한 멤버로 보아와 화사를 꼽았으며, MBTI 'T(이성적인 성향) 언니 어록' 관련 에피소드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구라는 김완선과 자신을 같은 'T'로 생각했는데, 김완선이 이효리에게 받은 답장 얘기를 하다 울컥하자, "연예계 유일한 T는 나밖에 없어"라고 안타까워해 폭소를 안겼다.
김완선은 10대 때 가요계에 데뷔한 이래 걸어온 길이 모두 레전드였던 과거, 한국 여성 최초 래퍼였던 사실, 1980~1990년대에 먼저 유행시킨 'MZ 선구자' 스타일도 공개했다. 김완선의 녹슬지 않은 'Hype Boy' 댄스 실력에 김국진도 감탄했다. 그런가 하면, 과거 박진영에게 곡 부탁을 했다가 단칼에 거절을 당해 상처받았던 사연을 고백했는데, 두 사람의 오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진영은 미안해하며 영혼을 갈아 김완선에게 곡을 써줄 것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박미경은 '골든걸스' 프로듀서 박진영 때문에 '라스'에 출연하게 됐다면서, '골든걸스' 연습생에 과몰입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인순이, 이은미, 신효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여성 보컬들과 그룹 골든걸스로 활약 중인데, 대중의 관심이 고마운가 하면, "박진영이 아이돌 취급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진영은 god 이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라며 골든걸스에 남다른 애정을 폭발했다.
그런가 하면, 박미경은 골든걸스에 과몰입하며 10년 만에 들어온 단독 화장품 CF를 거절한 사연과 UV와 '갱년기'라는 곡으로 컬래버레이션하기로 했는데, 연락이 없어 불발됐다면서 "UV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린다"라고 폭로해 유세윤의 진땀을 빼놓기도 했다. 또 과거 '나는 가수다'에서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는 영혼 없는 소감을 밝혔다가 장수원, 구혜선과 함께 '로봇짤 3대장'에 등극했는데, 생방송 중 대기실에서 노래 연습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랬다는 이유를 밝혀 공감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 박진영과 김완선은 '체인지드 맨'으로 댄싱킹과 댄싱퀸의 뜨거운 무대를 완성했는데, 박미경은 '박진영 아바타'답게 벌떡 일어나 "박진감 선배님이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는 소감을 밝혀 폭소를 선사했다.
이날 방송은 가요계에서 각자 25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골든 싱어즈 4인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박진영은 가수, 프로듀서, JYP 수장, 방시혁의 형 등 다양한 포지션 변화 토크로 풍성한 에피소드 보따리를 풀었고, 막내 김범수는 비주얼부터 진지한데 웃긴 입담으로 모두를 압도했다. 가요계 누나 김완선과 박미경은 점잖은 가운데, 조곤조곤한 폭로로 조용한 카리스마를 표출했다. 여러 매력을 쏟아낸 게스트들에게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큰 관심과 응원을 보냈다.
한편 이날 방송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수도권 가구 기준(이하 동일)으로 5.5%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최고의 1분 주인공은 김완선으로, 그의 모든 시도가 최초를 기록하는 '인간 기네스북'으로 열거되는 장면은 최고 시청률 6.6%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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