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3단계 수준의 농기계 솔루션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애그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에 벤처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기계 자율주행 솔루션 '플루바 오토'를 개발한 긴트가 지난 7월 165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이번엔 신생 아그모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농기계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한 아그모가 퓨처플레이와 농약 제조 전문업체 경농으로부터 프리 A 투자를 유치했다고 7일 밝혔다. 회사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19억원 규모이다.
글로벌 농기계 업체들이 면적이 넓고 표준화된 북미, 유럽 영농 환경에 맞춰 직진 위주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온 것과 달리, 국내 스타트업의 솔루션은 3단계 자율주행으로 모양이 불규칙한 아시아 농업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아그모는 서울대학교 바이오 시스템공학 및 정밀농업 연구실에서 자율주행을 연구했던 학·석·박사 출신 연구원 5명이 2022년 창업한 팀이다. 1994년생 박승진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1991년생 전찬우 박사가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공동 CEO를 맡고 있다. 현재 서울대 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 보육기업이다.
아그모는 올해 2월 자체 개발한 농기계 자율주행 솔루션의 성능을 인정받아 개인 엔젤투자자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으며, 이후 빠른 기술 고도화 및 프로덕트 상용화 속도를 증명하며 9개월 만에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아그모는 디지털 농업의 첫 번째 단계로 기존 농기계에 부착하여 자율주행 농기계로 사용할 수 있는 ‘아그모 솔루션’을 지난 10월 출시했다. 아그모 솔루션은 다변형 농지에서 작업별 경로 생성을 통해 노동력 감소와 생산량 증대가 가능하며, 트랙터, 이앙기, 관리기 등 다양한 장치에 부착할 수 있어 한정된 농지 안에서 다양한 농작업을 최대한의 효율로 수행할 수 있게끔 돕는다.
박승진 아그모 공동대표는 "아그모의 농기계 자율주행 기술은 관련 업계에서 독보적"이라며 "직진 보조를 지원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직진과 후진 그리고 완전자율주행 모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지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농업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아그모의 자율주행 키트의 또 다른 강점은 데이터 솔루션이다. 농기계에 부착된 키트는 주행 중 작물 및 흙의 상태와 특이사항을 파악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해당 데이터에 기반한 농업 솔루션을 제공한다. 박 대표는 "아그모 키트를 이용해 더 많은 주행을 할수록 밭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 더 효율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찬우 아그모 공동대표는 “아그모 기술은 인구감소로 인한 농촌의 노동력 저하 문제를 해소하는 게 기여할 것"이라며 "전 세계를 먹여 살리는 농부를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퓨처플레이의 전아람 책임심사역은 며 "아그모는 농지가 작고 불규칙적이며 잦은 선회가 요구되는 아시아 영농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높은 난도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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